4월의 벚꽃행사에 대한 역사적 논란
4월의 벚꽃행사에 대한 역사적 논란
  • 이복웅
  • 승인 2020.03.29 15: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 우한시에서 발생한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환인 ‘코로나 19’가 우리나라로 들어와 전염 확진 자가 전국적으로 9천명선을 넘어 만명선으로 확산 되어 가고 있다. 이를 퇴치하기 위한 정부와 의료인 그리고 국민 모두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방역과 치료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전라북도에서도 10명의 확진자가 발생하였다 하루속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하루빨리 진정 되기만을 도민과 함께 기원한다.

 매년 4월에 접어들면 벚꽃구경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여행상품으로 각광을 받을 정도로 온 국민의 여가 문화로 자리를 잡았다. 이러한 국민적 관심과 각광을 받는 벚꽃구경 또는 놀이는 서울을 비롯한 지방자치단체들이 나서서 관광이 될 성싶은 곳에 벚꽃나무를 심어 놓고 이를 축제로 발전 시켜 나가고 있는 것은 혹여 일본화 정서를 꾀하고 있지 않나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뜻이 있는 사람들은 무분별하고 무비판적인 벚꽃축제에 대하여 일본 제국주의의 산물이라는 정서에서 그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일본 제국주의가 조선반도에 사쿠라를 심기 시작한 것은 ‘을사보호조약’이후 이며 이는 조약의 정당성과 일본의 상징성을 떠올리게 하기 위함이 였다. 4월 초부터 벚꽃구경이 시작되는 전주-군산간 벚꽃길도 이러한 추세에 편승하여 법정 도로인 46.7㎞ 구간에서 각 시·군이 벚꽃축제(올해는 코로나 19‘로 미정)를 진행 할 것으로 본다. 전-군간 번영로에 심어진 벚꽃나무는 1975년 일본 관동지구에 거주하는 전북 출신 제일동포들이 성금한 기금 700만원과 국가 및 시·군·도 예산 3,500만원을 더해 묘목 6천3백74주를 전주-군산간 120리 길에 벚꽃나무를 심은 데서 비롯되었다.

 사쿠라가 우리의 토종인 벚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1962년 몇몇 식물학자가 한라산 자생 왕벚나무를 발견해 원산지를 제주도라고 주장하는 학설에 힘입어 벚꽃나무 심기운동의 정당성를 확보 했지만, 여전히 벚꽃이 일본을 상징하는 나라꽃이라 인식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다.

 1960년대 중반 이후 벚꽃심기 운동에 비판여론이 형성되었지만, 중앙과 지방자치단체는 벚꽃나무는 제주도 원산지설을 내세워 국민적 감정을 뒤로 한 채 앞다투어 벚나무 심기에 전력을 다했다 이 제주산 왕벚나무는 꽃이 피는 시기가 벚꽃(사쿠라)과는 사뭇 다를뿐더러 일본 사쿠라는 꽃이 화사하게 피었다 짧은 시기에 지는 것과는 대조적이어서 왕벚나무가 사쿠라는 학설은 차이가 있다 일례로 군산은 일제가 개항을 하면서 군산 월명 공원에 사쿠라를 심었다 월명공원 일대 사쿠라 꽃이 얼마나 많이 피었으면 조선총독부에서까지 나서서 사쿠라 관광열차를 임시로 운행케 했었다.

 일부 지자체들은 진해 군항제를 예를 들어 축제의 친일 논쟁에서 벗어나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진해 군항제는 러.일전쟁(1904-1905)에서 전승한 기념으로 제왕산 꼭대기에 1929년 일본해전 기념탑을 세우면서 사쿠라 심기에 기원이 되었다. 하지만 진해는 벚꽃축제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고 「진해 군항제」라고 명명하여 사쿠라라는 논쟁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벚꽃을 볼 수 있어 전국뿐 아니라 국제적인 축제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벚꽃의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있다 서울 한복판 여의도 국회의사당 뒷길에 둑을 쌓으면서 일제 강점기의 쓰라린 역사와 민족감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단순하게 환경미화 차원에서 외국의 어느 강변의 벚꽃 길처럼 윤중로에 심었다고 한다. 언론에서는 이러한 벚꽃 구경에만 포커스를 맞춰 매년 벚꽃 철만 되면 연례행사처럼 윤중로 벚꽃놀이를 여과없이 보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윤중(輪中)로는 일본말로 ‘와쥬우’이며 이는 농경지를 홍수로부터 보호 하기 위하여 제방을 쌓은 곳이라 하여 윤중제(輪中堤)라는 뜻으로 재 해석되고 있다. 따라서 일제가 사쿠라를 전국적으로 심은 것은 식민통치의 상징성을 부각시키고 일본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하기 위한 전략이었음을 상기할 때 매년 연례행사로 떠들썩하게 개최하는 벚꽃축제는 다시 한번 되짚어 볼 일이다. 그렇다고 민족 감정만 앞 세워 벚꽃축제를 하지 말자는 것은 아니다 벚꽃 축제는 이미 역사인식에서 멀어져 일반 여가축제로 자리를 잡은 지 오래다.

 하지만 벚꽃축제를 즐기면서도 일본이 아직까지 독도의 영토 소유권 문제와 위안부 문제 등 일제 침략의 역사적 잔재 청산이 되지 않았음을 상기 해야 하며 일본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사쿠라 (벚꽃)에 대한 역사적 비판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이복웅 사)군산역사문화연구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