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개학 구멍 곳곳 우려, 철저한 준비 뒷받침돼야
온라인 개학 구멍 곳곳 우려, 철저한 준비 뒷받침돼야
  • 김혜지 기자
  • 승인 2020.03.29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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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2020학년도 초중고·특수학교 원격수업 기준안’ 발표
학교 측, 개인 PC보유현황 파악, 온라인 학습방 개설 준비 나서
온라인 수업 안정화 안되면 학생·부모 사교육 의존 가능성 ↑
장기화 될 시 유치원 수업 방식, 수행평가 등 생기부 작성 숙제

 

유·초·중·고·특수학교의 4월 6일 등교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확산되면서 도내 학교 현장은 이를 대비한 온라인 수업 준비로 분주하다.

교사마다 온라인 학습방 개설 등 각자만의 비대면 수업방식을 채택해 개학일까지 남은 일주일간 준비에 나서는 분위기다.

하지만 비대면 수업은 여러 측면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장기화될 경우 빈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교육부는 지난 27일 ‘초·중·고 원격 수업 운영 지침’을 발표해 전국 시도교육청에 전달했다. 지침에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 과제 수행 중심 수업, 그 밖에 교육감·학교장이 인정하는 수업 등으로 다양하게 할 수 있다고 나와있다.

각 학교는 우선 개인 PC보유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에 나섰고, 교사 개개인에게 온라인 수업 준비를 안내했다.

도내 한 고교 교사는 “그동안 EBS 강좌를 듣고 교사들이 수강 여부를 확인하는 정도였다면 이제는 온라인 학습방을 개설해 출결체크는 물론 집중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며 “필요한 경우 직접 영상도 찍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시적인 수업 방식이라면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원격수업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교원들도 속속 준비에 나서는 모양새다.

관건은 학생들의 원격수업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을지다. 이미 한 달 이상 개학 연기로 학습 공백 장기화는 학생들의 학습 의욕은 떨어졌을 수밖에 없다. 온라인 개학이라면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을 해나가야 하는데 초등학교 저학년이나 집중력이 낮은 학생들은 실천할 수 있는 의지가 약하기 때문이다.

한 초등학교 교장은 “매일 학생과 학부모에게 연락해서 관리하는 방법밖에 없는데 그마저도 한계는 있다”며 “결국 가정에서 함께 도와줘야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격수업이 안정화되지 않은 채 장기화 될 경우는 더 큰 문제다. 이렇게 되면 생기부 작성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고, 학교를 대신해 대면 수업이 이뤄지는 학원에 아이를 맡기는 부모들이 증가할 것이란 예측이 흘러나온다.

교육부는 모든 평가는 출석 수업이 재개된 후 원칙으로 하나, 실시간 관찰이 가능한 쌍방향 수업에 한해서는 가능하다고 했다. 생기부도 이를 토대로 기재해야 한다.

한 고교 교사는 “과목마다 다르지만 한 학기에 여러 차례에 걸쳐 수행평가가 이뤄지는데 부모 찬스를 막기 위해 과제형은 지양해야 한다”며 “원격수업으로 과정중심 평가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질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전주 한 학원 관계자는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로 학원을 쉬고 있지만, 등록 문의는 계속 오고 있다”며 “단과만 듣다가 수강 과목을 추가한 학생도 몇몇 있다”고 말했다.

유치원의 경우 아직 개학 이후 지침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온라인 수업은 불가하다. 유치원 현장에서는 현행 긴급돌봄 체제로 갈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유치원 교사 김 모씨는 “유치원은 초중고처럼 교과 진도표가 따로 없다 보니 어떤 방식으로, 어디까지 해야 할 지 애매하다”며 “온라인 수업을 하더라도 교사들이 부모님에게 가이드라인을 전하는 정도밖에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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