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선운사 만세루’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된다
‘고창 선운사 만세루’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된다
  • 김미진, 고창=김동희 기자
  • 승인 2020.03.29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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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창 선운사 만세루(高敞 禪雲寺 萬歲樓)’가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이 된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27일 전북 고창군에 있는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53호 ‘선운사 만세루(禪雲寺 萬歲樓)’를 ‘고창 선운사 만세루’라는 이름으로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선운사에 전해지고 있는 기록물인 ‘대양루열기(1686년)’와 ‘만세루 중수기(1760년)’에 따르면 고창 선운사 만세루(이하 만세루)는 1620년(광해군 12년)에 대양루로 지어졌다가 화재로 소실된 것을 1752년(영조 28년)에 다시 지은 건물이다.

 정면 9칸, 옆면 2칸 규모의 기둥머리를 좌우로 연결하는 부재인 창방과 직각으로 만나 보를 받치며 소 혀모양으로 초각(草刻)한 익공계 공포의 단층건물이다.

 건물 앞뒤에서만 지붕면이 보이고 추녀가 없으며 용마루와 내림마루만으로 구성되어 책을 엎어놓은 것 같은 맞배지붕 형태로 현재까지 잘 보존되어 있다.

만세루는 처음에는 중층 누각구조로 지었으나, 재건하면서 현재와 같은 단층 건물로 바뀐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는 누각을 불전의 연장 공간으로 꾸미려는 조선후기 사찰공간의 변화 경향을 보여 주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만세루는 사찰 누각으로는 가장 큰 규모인 정면 9칸이라는 특징을 지닌다. 현존하는 사찰 누각은 대체로 정면 3칸이 주류이고, 5칸이나 7칸 규모도 있으나, 만세루처럼 9칸 규모는 흔치 않다.

 이 건물의 가운데 3칸은 앞뒤 외곽기둥 위에 대들보를 걸었고, 좌우 각 3칸에는 가운데에 각각 높은 기둥을 세워 양쪽에 맞보를 거는 방식을 취했다. 하나의 건물 안에서 두 가지 방식으로 보를 걸어 구조의 안전을 꾀하면서도 누각의 중앙 공간을 강조한 것이다.

가운데 칸 높은 기둥에 있는 종보는 한쪽 끝이 두 갈래로 갈라진 자연재를 이용하였다. 일부러 가공한 것이 아닌 자연에서 둘로 갈라진 나무를 의도적으로 사용해 마치 건물 상부에서 보들이 춤을 추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또 다른 특징으로 들 수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고창 선운사 만세루는 조선 후기 불교사원의 누각건물이 시대 흐름과 기능에 맞추어 그 구조를 적절하게 변용한 뛰어난 사례인 동시에 구조적으로는 자재 구하기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독창성 가득한 건축을 만들어 낸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는 점에서 국가지정문화재로 역사, 예술, 학술 가치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만세루에 대해 30일간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김미진, 고창=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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