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벼랑 끝에 내몰린 소상공인
코로나19 여파…벼랑 끝에 내몰린 소상공인
  • 고영승 기자
  • 승인 2020.03.26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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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우산 공제금 지급 건수 급증...소상공인 폐업 줄폐업 현실화
중기중앙회 전북본부, 올 2월과 3월(1~20일) 지급된 공제금 건수 218건으로 전년 동기(108건) 대비 101.8% 급증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일명 김영란법)이 시행 첫날 28일 낮 전주관공서 인근 한 식당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상기 기자
전북도민일보 DB.

#20년 간 고깃집을 운영해온 이모(57)씨는 코로나19의 여파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경기불황에 이어 최근 코로나까지 덮치면서 매출이 5분의1로 줄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1월부터 ‘나홀로 가게’를 운영하다가 관리비, 전기세도 못내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가게를 내놓고 폐업하기로 결정했다. 이씨는 “가게를 운영하면서 이처럼 장사가 안되긴 처음”이라며 “권리금도 없이 가게를 내놨지만, 인수 문의 전화도 없어 답답한 심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소상공인의 폐업을 보여주는 지표인 노란우산 공제금 지급 건수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불황, 최저임금 인상에 최근 코로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소상공인들의 줄폐업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26일 중소기업중앙회 전북본부에 따르면 노란우산을 통해 올 2월과 3월(1~20일) 지급된 공제금 지급 건수는 218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108건 대비 무려 101.8%나 급증했다. 노란우산 전체 재적인원이 올해 2월 전년 동기 대비 10%이상 증가한 점을 고려하더라도 공제금 지급 건수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공제금 지급은 최저임금이 급인상됐던 지난 2018년(2763건)에는 1년 전(1872건) 대비 47.5% 훌쩍 뛰었으나 지난해에는 15.8% 증가에 그쳤다.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기 이전인 올해 1월에는 공제금 지급 건수가 지난해 1월과 비교해 13.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세 소상공인을 위한 사회안전망인 노란우산은 가입 소상공인이 폐업 또는 사망으로 더는 일할 수 없게 되면 그간 매달 납입한 원금에 복리이율을 더해 공제금을 연금처럼 지급한다.

 공제금 지급 건수 중 90%가량은 폐업에 따른 것이어서 해당 수치는 사실상 소상공인 폐업 증가를 의미한다. 지난 20일 기준 전북지역 소상공인 12만5741명의 약 3분의1인 3만8833명이 노란우산 공제에 가입해있다.

 중기중앙회 전북본부 관계자는 “통상 경기가 안 좋아지면 공제금 지급 건수가 늘어나며, 공제금 지급 건수가 폐업일 기준이 아닌 신청일 기준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하지만 평소와 비교해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며 “중기중앙회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이달부터 노란우산공제 및 중소기업공제 사업기금 가입자의 대출 이자율을 0.5%포인트 인하하고 대출금 만기 연장, 부금 납부를 6개월 유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영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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