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들여다보기
4·15 총선 들여다보기
  • 김남규
  • 승인 2020.03.2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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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부터 내일까지가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 등록기간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선거에 관심을 두기 힘든 상황인데 벌써 선거일이 바짝 다가온 것이다. 선거를 앞두고 몇몇 정당의 이름이 바뀌고 비례의석을 더 차지하기 위한 위성정당까지 등장하여 혼란스럽다. 실망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걱정되는 것은 정치가 과거의 극단적 대립구도로 돌아간 것이다. 거대양당의 극단적 정쟁만 남고 시민의 삶이 사라지는 것이다. 조국 사태 이후 이러한 양당 대결구도가 더욱 고착화되었다. 당시 새누리당의 검찰개혁 발목잡기나 검찰개혁을 반대하는 검찰 내부의 조국 신상 털기 등의 여러 이유가 있지만, 결과는 과거 대립정치로 회귀했다. 둘 중 하나만 살아남는 게임을 바꿀 수 있는 정치제도가 연동형비례제이다. 둘보다는 셋, 셋보다는 넷이라면 지금의 정치 상황보다 좋을 것이다. 그러나 누더기가 된 연동형비례제로 이번 선거를 치르다 보니 더 복잡해졌다. 21대 국회에서 선거법 개정 이야기가 반드시 또 나올 텐데, 과연 국회의원들 손에 선거법을 이대로 맡겨두어야 할지 의문이다. 선거관리위원회와 같은 중립적인 기구가 선거법 개정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하면 국회는 찬·반 투표만 하도록 하면 안 될까?

 연동형비례제와 관련하여 정의당에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다. 보수정당과 마찬가지로 정의당 역시 지역 출신이 비례대표 당선권에 이름을 올리기 어렵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몇몇 인사들의 몫인 것이다. 스타 정치인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 오랫동안 헌신해온 지역 인사들에게 연동형비례에 들어갈 기회를 주어야 한다. 권역별로 후보 경선을 한다면 지역 당원의 확대와 지역당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을 것이다.

 전북의 선거 분위기가 벌써부터 식상해졌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과거 공천이 당선이라는 분위기가 재연되고 있다. 이른바 ‘문재인 대통령 선거’ 분위기가 역력하다. 코로나19 사태로 선거 분위기가 오르지 않는데다가 야당 후보들의 역시 선거 쟁점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서민들의 경제 고통을 줄이기 위해 ‘보편적 재난기본소득’을 주장함으로써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이와 비교해 볼 때 지역정치인들의 존재감이 너무 낮다. 전남지사 출신인 이낙연 전 총리가 민주당의 유력한 대권주자로 이름을 올릴 동안 지역 정치인들은 지역의 정치 주도권을 놓고 갈등했다. 지역 야당의원들의 정치적 존재감이 좀 더 부각되었더라면 아무리 민주당 바람이 세다고 해도 지금의 선거 양상이 훨씬 다를 것이다.

 후보들의 공약도 변별력이 없다. 단체장의 선거 공약이나 지역 현안을 베낀 공약이 많다. 국회의원의 공약은 입법 정책으로 표현되어야 마땅하다. 자칫 동네 의원 선거가 되지 않게 입법 정책과 지역정책으로 항목을 나누어 공약을 제시했으면 좋겠다.

 민주당 후보들의 오만이 벌써부터 입에 오른다. 법정 선거방송 토론을 제외한 다른 방송토론에 나가지 못하겠다고 선언한 후보가 있는가 하면, 전주갑 선거구의 경우 후보 양자 토론을 약속해 놓고 진행이 안 되고 있어 토론회피 의심을 받고 있다. 지난 시절 많이 보았던 현상이 다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총선에서 여론조사에 앞섰지만 결과가 바뀐 경우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김남규<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정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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