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0%대…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
기준금리 0%대…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
  • 고영승 기자
  • 승인 2020.03.2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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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준금리는 내렸는데 대출금리가 되레 올라 조금 당황스럽네요.”

 주택담보대출을 문의하러 시중은행을 찾은 직장인 이모씨(37·전주 동산동)는 깜짝 놀랐다. 기준금리 인하 조치로 인해 대출금리가 낮아졌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2주 전 상담 때보다 금리가 올랐기 때문이다. 이씨는 “기준금리 인하 소식에 대출을 받아 이사를 계획했으나 금리가 올라서 좀 더 상황을 지켜보려고 한다”고 했다.

 사상 최초로 기준금리가 ‘0%대’로 떨어졌지만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경제위기 우려가 커지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연동된 금융채 금리가 상승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농협 등 시중은행 혼합형(5년 고정금리 뒤 변동금리로 전환) 주담대 금리는 지난 16일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발표 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17일부터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린 0.75%로 적용하고 있다.

 우선 신한은행의 주담대 금리(혼합형·23일 기준)가 1주일 전보다 0.16포인트(p) 오는 연 2.72~3.73%로 인상됐다. 농협은행은 0.15%p 오른 2.42~3.83%를 기록했다.

 국민은행은 2.44~3.94%로 0.30%p, 우리은행은 2.59~3.59%로 0.16%p 올랐다. 하나은행은 지난 20일 기준 2.63~3.93%로, 16일(2.50~3.80%)보다 0.13%p 상승했다. 혼합형 주담대 금리와 연동된 금융채 AAA등급 5년물 금리가 크게 상승한 것이 금리 상승의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 금융채 AAA등급 5년물 금리는 지난 9일 1.312%에서 20일 1.627%로 증가했다. 채권 금리가 올라간 것은 채권 가격이 떨어졌음을 뜻한다.

 업계에선 주담대 금리가 당분간은 내려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도내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금융채 금리가 안정화됐으나 최근 외국인 자금 이탈로 인해 단기적으로 금리가 오르고 있다”며 “주담대를 받으려는 고객들은 상황을 좀 더 지켜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한편 주요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는 대부분 0%대로 낮아졌다. 국민은행은 지난 17일 국민수퍼정기예금(1년 만기·고정금리형) 금리를 최대 1.05%에서 0.95%로 0.1%p 인하했다. 앞서 하나은행은 주요 정기 예·적금 상품 기본금리를 0.25%p 인하했고 우리·신한은행도 주요 예·적금 상품 금리를 하향 조정했다.

고영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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