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의 도시 익산의 소병돈 명인 “더 아름다운 작품 만들기 위해 혼신의 힘 다할 것”
보석의 도시 익산의 소병돈 명인 “더 아름다운 작품 만들기 위해 혼신의 힘 다할 것”
  • 이휘빈 기자
  • 승인 2020.03.23 17: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석의 도시 익산에는 수많은 귀금속 공예인들이 존재한다. 2008년 귀금속을 사용해 백제의 미륵석탑을 조형한 소병돈 명인은 2015년 12월 익산시로부터 귀금속보석 분야 명인으로 선정됐다. 현재 전북디자인센터에서 새터를 닦으며 새로운 작품을 준비하는 소병돈 명인을 만났다.(편집자주)

햇살이 빛나는 익산시 왕궁면 전북디자인센터에서 소병돈(55) 명인은 작업에 열중이었다. 3월에 입주한 이후로 계속해서 새로운 디자인을 연구하는 그는 ‘예술성과 실용성이 함께하는 작품을 지금도 구상중’이라고 밝혔다.

“제가 이 일을 한지 약 30년이 지났습니다. 저보다 경력이 오래된 분들도 있고 공예적으로 뛰어난 분들도 계셨죠. 저 역시 많은 공예인들 중 하나이기도 했죠. 명인이 명인의 이름을 받으면서 ‘기술자’로서가 아니라 ‘작품’을 남겨야 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소병돈 명인은 익산 왕궁면 출신으로 88년도에 일자리를 구하던 중 귀금속 공예를 배우게 되었다. 1980년대 초반부터 전북 이리(현재 익산) 지역에서 일본의 주문을 받아 귀금속을 세공해 수출하던 세공인들이 진출한 일본 도쿄 우에노의 오카치마치, 그 곳을 90년도에 방문한 젊은 소 명인은 귀금속 공예를 더욱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과 동시에 원광대학교 야간 수업을 마치고 96년도에 일본에서 일하던 그는 97년도에 귀국해 사업장 ‘테크젬’을 운영했다.

그러던 그는 2008년 보석박물관의 공모에 도전해 순금으로 국보 11호 미륵사지 석탑을 구상하게 됐다. 복원이 완료된 모습이 아닌, 복원 전의 미륵사지 석탑을 실측하고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구상했다. 실제 크기의 1/25로 축소하고 석탑 안에 사리장엄을 육안으로도 볼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소 명인은 6개월동안 힘을 쏟았다고 밝혔다.

“어렸을 적 봤던 미륵사지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계속 고민했습니다. 구상을 하면서도 몇 번씩이고 재점검을 했죠. 옛 백제의 찬란함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2011년 익산 주얼리엑스포에서 공개된 ‘순금 미륵사지 석탑’은 찬사를 받았다. 금을 이용해 우리 유적의 모습과 조형미를 훌륭하게 표현해 낸 것. 이에 힘입어 소 명인은 현재 전통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공예품들을 디자인하고 있다. 그의 작품 중에는 은으로 제조한 볼펜과 비녀로 현대적인 감각과 옛스러운 디자인이 함께 어우르며 표현했다.

“실질적으로 이문을 남기기보다는 자기계발을 하면서 내 것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물론 돈을 버는 일 역시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내 이름 석자 걸고 만든, 내 것이라는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소 명인은 2013년에는 원광보건대학교 귀금속연구소, 2018년 동대학교 3D제품디자인과 겸임교수로 일하며 후학들을 가르치고 금속 공예를 연구했다. 단순히 옛 기술만이 아닌 캐드(CAD), 3D 프린터 등 현대 기술 역시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전통적인 방식과 현대적 기술은 함께 해야 합니다. 양 바퀴가 함께 굴러가야 작품이 나와요. 전통의 방식에서 수공예적 표현과 깊이, 현대의 기술과 디자인이 함께 섞여가야하는거죠.”

끝으로 소 명인은 앞으로 익산시가 귀금속공예산업에 대해 더욱 신경써 줄 것을 당부했다. 익산귀금속보석공단과 주얼펠리스 등 익산시의 갖춰진 인프라들을 제대로 투자하지 않으면 도민들의 관심이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

“가장 속상한 것은 우리 땅의 장인들이 만든 상품보다 동남아의 수입 상품들이 싸다는 이유로 관광지마다 팔리는 거죠. 이제는 익산시 역시 관광 부문을 키워 장인 우대와 판매 연계등을 함께 이뤄야 한다는 생각합니다. 그래야 지역의 공예인들도 자부심을 갖고 더 많은 작품을 만들 것입니다”

또한 소 명인은 익산시가 준 ‘명인’이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도록 더욱 좋은 전시 작품을 만들어 전시와 판매등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기 원한다는 소 명인의 열정은 세상의 어느 보석보다 빛났다.

이휘빈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