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속에서도 피어나는 봄꽃
코로나19 속에서도 피어나는 봄꽃
  • 임국현
  • 승인 2020.03.22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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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우리의 일상이 크게 바뀌었다. 뉴스에는 온종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얼마나 늘었는지 알려주기 바쁘고, 마스크에 가린 사람들의 얼굴에는 표정이 사라진 지 오래다.

  코로나19 여파로 나에게도 새로운 임무가 부여됐다. 진안지역에 대한 코로나19 방역 임무였다. 반갑지 않은 임무에 코로나19가 원망스럽기도 했고, 방역복을 입고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탓에 불평·불만이 마음속에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5일 동안 지역의 구석구석을 방역하고 임무를 마친 지금, 나는 누구보다 뜻 깊고 기쁜 마음이다.

  이번 방역작전에는 진안장수대대에 소속된 예비군 지휘관, 상근예비역은 물론 민간 자원원봉사자들도 참여해 진안군의 11개 읍면, 316개 마을, 1만2천932세대 전체를 방역했다. 코로나19 방역작전은 방역복을 갖춰 입는 등 방역준비를 한 뒤 오전부터 2인 1개조로 방역을 시작해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종일 마을 구석구석을 걸어 다니며 진행됐다. 3월임에도 불구 살을 에는 듯한 추위와 추적추적 내린 비는 코로나19로 얼어붙은 우리 국민의 마음처럼 차갑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그런 힘듦도 잠시, 주민들의 따스한 미소와 응원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나에게 따뜻한 온기가 됐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날달걀 하나’였다. 진안읍내 외곽을 소독하던 중 한 할아버지가 방역하는 나를 보며 연신 “고맙다”라는 말씀을 전했다. 그리고 닭장으로 가셔서 닭이 방금 낳은 따끈따끈한 날달걀 하나를 손에 쥐어 주시며 “내가 줄 수 있는 것이 이것 밖에 없다”라고 하셨다. 지금까지 삶을 살아오면서 그렇게 힘이 된 할아버지의 말씀과 날달걀은 처음이었다.

 할아버지 뿐만 아니라, 많은 주민들이 우리에게 밝게 웃으시면서 응원을 해주셨다. 내가 흘린 땀방울이 지역민들의 웃음 꽃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값진 경험이었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군인으로 ‘위국헌신’을 실천할 수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꼈다. 비록 5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실시한 방역작전이었지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경험이었고, 또다시 임무가 부여된다면 더욱 적극적으로 임무를 완수할 것이다.

  봄에 피는 꽃보다 더 아름다운 주민분들의 미소에 나의 마음에도 ‘뿌듯함’과 ‘군인으로서 자부심’이라는 예쁜 꽃이 피었다. 계속 될 것 같은 추운 겨울이 언제가는 가고 따뜻한 봄이 오듯 우리 대한민국도 코로나19라는 위기를 다 함께 극복하고 따뜻한 봄꽃을 맞이할 날을 기대해 본다.

 

임국현 35사단 진안장수대대 진안읍대 일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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