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사태 후기 관리방안 마련에 힘써야
감염병 사태 후기 관리방안 마련에 힘써야
  • 김현수
  • 승인 2020.03.18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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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 감염병인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한 공포가 전세계를 집어삼킬 것만 같다. 중국 우한 지역에서 시작된 감염병의 집단 발생은 우리나라에도 큰 타격을 입혔고, 이제는 이탈리아와 이란을 넘어 전 유럽과 미주, 그리고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까지 확산하는 양상이다. 세계적으로 국경을 폐쇄하는 국가의 숫자는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고 있고, 이로 인한 국제 교류의 급감은 사회, 경제적으로 심각한 피해를 야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류를 위기로 몰아간 감염병의 발생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번 코로나 19의 경우에는 유달리 그 여파가 큰 것이 사실이다. 코로나 19의 급격한 확산의 원인은 여러 측면에서 찾아볼 수 있다. 먼저, 여러 보도를 통해서 알려졌듯이 감염병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의 특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치사율은 크게 높지 않지만, 확산속도가 매우 빠르고, 특히 감염 초기에 증상이 심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염력이 높은 성격이 국가 또는 지역 내 확산이 광범위하게 일어나는 원인이 되었다고 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특성으로 인해 질병 발생 초기의 빠르고 적극적인 대응 여부가 감염병의 확산 양상과 규모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감염병 확산 양상과 국가적 대응방식에 대해서 논할 때 거의 모든 매체에서 거론되는 국가가 우리나라와 이탈리아이다. 발생 초기부터 적극적인 검사를 시행하고, 확진자에 대한 철저한 역학조사 및 위험군에 대한 추적감시를 수행함과 동시에 투명한 정보공개와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 등을 통해 자발적 국민 참여를 유도한 우리나라는 신천지 신도를 중심으로 한 집단 확산이 있었음에도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확진자 증가추세를 안정화 시킨 모범적 사례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반면, 이탈리아는 초기 대응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우리가 시행하고 있는 방법이 효과적이지 못한 상황에 이르러 전 국가적인 봉쇄조치가 이루어지고 있다.

 코로나19는 역내 확산뿐 아니라 국가 간 전파 속도도 매우 빠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빠르게 증가하는 국가간 질병 확산은 질병 자체의 전염 특성과 더불어 갈수록 증가하는 국제적 교류가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운송수단의 지속적 발전과 보급은 국가간 인적, 물적 자원 교류의 규모와 속도를 크게 증가시켰고, 이로 인해 감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국경에서의 대처가 역내에서의 방역대책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신천지 신도들을 중심으로 한 확진자 수의 폭발적 증가가 안정화되어가면서 확진자 발생이 해외에서 입국한 내외국인으로 변화해 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효율적으로 질병 확산을 막고 감염병 사태를 빠르게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국경에서의 관리, 그리고 해외에서 유입된 사람들에 대한 적절한 관리가 꼭 필요함을 의미한다. 국경에서의 관리는 여러 국가에서 시행하는 것처럼 국경폐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장기적으로 적용 가능한 해외 유입 인구에 대한 체계적 관리방안을 의미한다.

 모두가 원하는 코로나 19사태의 빠른 종식을 위해서는 역내의 소규모 발생을 억제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해외 유입으로 인한 발생과 더불어 최근 소규모 집단 감염의 사례가 나타나고 있는데, 발생 초기의 폭발적인 증가세가 안정화되며 소규모의 감염이 일정기간 지속하는 양상은 거의 모든 감염병의 경우에서 유사하게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질병 관리의 패러다임을 장기적인 측면에서 소규모 발생을 막는 정책적, 사회적 조치를 마련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의 어제 브리핑 내용을 보면, 다행히도 우리나라의 질병관리본부는 이러한 사실을 잘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감염병의 유행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국가사회적으로 큰 상흔을 남긴다. 하지만, 허둥대지 않고 차분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여러 확산 방지책을 시행하고, 그 과정에서 축적된 자료와 경험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차후에 유사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좀 더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2015년의 메르스 사태가 국내 감염병 대처 방식의 개선에 큰 영향을 준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 코로나19사태로부터 배우려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질병 발생 초기 우리 정부의 적극적 대처 방법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모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제, 확진자 증가추세가 감소하기 시작한 현 시점에서는 질병 발생 후반부에 효과적이고 빠르게 사태를 종식시킬 수 있고, 이후 발생하는 감염병 사태에 적용할 수 있는 국가적, 사회적 시스템 마련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번 사태로 인한 국민적 피해를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정부의 노력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김현수<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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