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관련 영화, 문학 등 ‘판데믹 아포칼립스’ 인기
감염병 관련 영화, 문학 등 ‘판데믹 아포칼립스’ 인기
  • 이휘빈 기자
  • 승인 2020.03.17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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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로 인해 감염병 및 재난을 다룬 ‘판데믹 아포칼립스’가 주목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것을 뜻하는 ‘판데믹’과 종말 관련물을 말하는 ‘아포칼립스’가 합쳐진 ‘판데믹 아포칼립스’는 현재 현실과 비교할 수 있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높은 콘텐츠다.

 특히 소설과 영화 부문에서 감염병을 다룬 작품들을 감상하며 작품의 배경과 현실을 비교하는 독자와 시청자들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

 문학 부문에서는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교보문고는 작년과 대비해 소설 ‘페스트’의 2월 판매량이 5배 이상 높아졌다고 밝혔다.

 제 2차 세계대전 기간 1940년대 프랑스령 알제리 북부 해안의 작은 도시 오랑(Oran)에서 흑사병이 발생하고, 그에 따라 외부와 격리 조치가 취해지면서 다양한 인간군상이 질병에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소설에서는 뜬소문(현재의 가짜 뉴스)과 계엄령으로 폐쇄된 도시에서 각자의 욕망들이 다양하게 나타나 코로나19를 겪는 사회의 모습들과 흡사하다.

 국내 작품 중에는 정유정 작가의 ‘28’이 인기를 끌고 있다. 수도권 인근의 가상 도시 ‘화양시’에서 병에 걸린 개에 물린 후 온몸에 피를 흘리는 증상을 보이던 남자를 구하던 119 구조대원들을 중심으로 인구 29만의 도시에서 정체불명의 전염병이 발생한다. 구조대원인 기준은 아내와 딸을 화양시 밖에 내보내려 하지만 국가는 군대를 동원해 도시를 봉쇄한다.

 영화부문 에서는 ‘컨테이젼’과 ‘감기’가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컨테이젼은 2011년 22만여 관객에 그쳤지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웨이브’에서 이달 첫째주에 1위를 독차지했다.

 영화의 줄거리는 독감 증상과도 같은 발열과 기침등을 앓다가 죽어가는 사람과 백신등 치료약이 없는 상태에서 세계적으로 퍼져나가는 바이러스, 병원으로 몰리는 사람들과 부족한 병상수, 그리고 퍼져가는 음모론 속에서 사기와 범죄가 횡행하는 모습들 등 코로나19로 인해 벌어졌던 사회적 현상들을 떠올리게 한다.

 국내 영화 ‘감기’ 역시 치사율 높은 호흡기 질환을 다룬다. 성남시 분당에서 호흡기를 통해 초당 3.4명이 감염되며 치사율 100%의 변종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퍼지자 정부는 도시를 폐쇄하는 결정을 벌이고, 사람들은 살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이외에도 ‘책 읽어 드립니다’ ‘차이나는 클라스’, ‘막나가쇼’, ‘요즘 책방’, ‘방구석1열’ 등 예능과 인문이 결합한 프로그램들이 전염병에 관련된 영화와 소설, 인문학에 대해 다루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도내 문학·출판 관계자들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한 현재 사회적인 혼란과 창작물을 비교하며 코로나19를 이겨내고 싶어하는 마음이 빚어낸 현상”이라고 평했다.

 서점 물결서사를 운영하는 임주아 시인은 “문학작품은 현실 그 너머의 현실까지 반영하는 통찰 사전과도 같다. 현실세계를 통해 인간 심리와 정서를 드러내며 뜻밖의 혜안을 보여주는 문학작품이 독자들에게 새로운 위로가 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점에서도 질병과 치유 섹션으로 큐레이션을 꾸리고 있다”고 전했다.

 김병용 소설가(전북대학교 초빙교수)는 “우리 공동체가 ‘함께’라는 가치에서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등 ‘격리’로 전환이 이뤄지는 시기에 소설 등을 참고하며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자 현재 ‘페스트’등 질병 관련 소설에 관심이 쏠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원하나 하나의책 출판사 대표는 “독서모임에서 ‘페스트’를 다루면서 참석자들이 소설의 이야기와 현재의 상황이 비슷한 데에 놀라워했다. 이어 소설 속 이야기를 통해 코로나19를 어떻가 대처할 지 함께 고민했다”고 전했다.

 이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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