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에 못 가면 내 방이 극장이다?
극장가에 못 가면 내 방이 극장이다?
  • 팝콘과 콜라
  • 승인 2020.03.1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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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콘과 콜라의 영화뒷담 3.

콜라 : 코로나19의 확산세로 인해 확진자 수가 7천명이 넘고 전주국제영화제가 개최 일정을 미룬 암울한 시간에도, 여전히 영화를 사랑하는 팝콘과 콜라 인사드립니다. 오늘은 OTT를 이야기하겠습니다.

팝콘 : 극장가의 예매율이 여전히 암울한 상황에서 여러분의 TV와 컴퓨터, 스마트기기들의 도움으로 우리집이 극장보다 편한 자세로 치킨을 뜻으며 영상물을 시청할 수 있다는 점은 위안이 됩니다. 근데 OCN은 들어봤는데 OTT는 뭡니까?

콜라 : 이렇게 무식해서야... OTT는 ‘Over The Top, 즉 ‘셋탑박스를 넘어서다’라는 겁니다. 여기서 탑(Top)은 익산 미륵사지 석탑같은 탑이 아닌, 티비에서 채널을 송신하는 셋탑박스를 말하는 겁니다.

팝콘 : 하마터면 집안에서 문화유산을 찾는 실수를 저지를 뻔했습니다… ‘넷플릭스’는 들어도 OTT라는 말을 들을 일이 있어야죠.

콜라 : 그렇죠, 사실 OTT라는 용어대신 해외의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디즈니+’, 국내에서는 ‘왓챠플레이’, ‘웨이브’ 등 서비스 이름으로 접할 일이 많죠.

팝콘 : 시간이 많이 남을 때 영상컨텐츠를 자신이 좋아하는 컨텐츠로 보는 일은 비디오 때부터 있었죠. 특히 비디오 대여점에서 만화영화 한 번에 9개쯤 쌓아놓고 보는 거, 익숙한 일 아니었습니까.

콜라 : 그래서 저도 ‘동백꽃 필 무렵’과 ‘사랑의 불시착’은 본방으로 본 적이 없습니다. 에피소드는 역시 몰아서 봐야 제맛이죠. 예고편을 보게 되면 한 주가 초조해지고 현기증이 난다는 위대한 진실! 우리 어머님, 아버님, 누님, 형님들이 증명하셨습니다.

팝콘 : 역시 배우신 분! 그래서 저도 다시 영화 어벤저스 시리즈를 몰아보고 있습니다. ‘아이언맨1’이 2008년도에 나왔으니, 벌써 12년이 흘렀네요.

콜라 : OTT의 장점은 명작들을 몰아볼 수 있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평소에 보고 싶었던 영화,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등을 공공기관과 대중교통 안에서 마음껏 볼 수 있다는 것,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만 이제 정말 쉬워졌습니다.

팝콘 : 하지만 정겹던 풍경이 사라진 건 어떻습니까? 영화로는 ‘주말의 명화’, ‘토요 명화’, 드라마로는 ‘첫사랑’, ‘사랑이 뭐길래’, ‘허준’, ‘파리의 여인’ 등 전 가족을 일찍 귀가하게 해서 함께 울고 웃던 모습은 이제 각자의 화면에서 갇히게 됐습니다만.

콜라 : 천만의 말씀, 예전에 가족들 중에 누가 리모콘을 쥘 것인지 왕좌의 게임이 각 가정에 난무했습니다. 각자가 각자의 취향으로 굳어지는 것, 기기를 가진 자의 당연한 권리 아닐까요.

팝콘 : 그렇다면 앞으로 OTT가 영화계의 강자로 ‘굳히기’에 들어갈까요?

콜라 : 글쎄요, 코로나 19로 인해 “OTT 만세!”를 부르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생각합니다. 극장가는 극장가만의 매력이 있는 거죠. OTT 회사들이 항상 돈을 주구장창 들여서 매번 영화를 만들지는 않을 겁니다. 무엇보다 극장이 주는 감성과 OTT의 장점은 별개로 봐야죠.

팝콘 : 다른 부문에서 얘기하자면, 더빙은 어떻습니까? 사실 많은 외화들이 더빙이 부족한 데 비해, 넷플릭스의 경우에는 더빙 지원작도 충분하잖아요? 디즈니의 경우에는 더빙도 재미있지 않습니까?

콜라 : 더빙에 대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어벤저스 시리즈를 더빙으로 듣고 싶지는 않습니다. 만약 더빙판을 보게 되면 스칼렛 요한슨 본인의 목소리를 듣지 못해요! 스칼렛 요한슨의 목소리는 비빔밥 위의 달걀프라이! 냉면 위의 삶은 계란! 콩나물 국밥의 수란! 영화 ‘그녀’ 목소리 들어보셨어요? 여러분 이 글 다 읽으시면 꼭 더빙 없이 영화 ‘그녀(her)’ 보십시오, 두 번 보십시오! 스칼렛 요한슨 만세!

팝콘 : …콜라 선생님의 확고한 취향, 확인하면서 잠시 입을 막겠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싸늘해진 극장가를 대신해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OTT로 영화·드라마·애니메이션·다큐멘터리 등을 만족스럽게 볼 수 있습니다, 그것도 자신이 원하는 장소에서, 다양한 언어로 말이죠. 그러나 영화관 의자에 기대 넓직한 스크린과 귓바퀴를 가득 채우는 스피커, 골라먹는 간식과 엔딩 크레딧의 여운후에 보는 쿠키영상 등. 극장의 매력은 끊임없이 OTT를 본다고 쉽사리 잊혀지는 않을 것 같네요. 다음 시간에는 코로나19가 잠잠해 극장에서 리뷰하기를 콜라 선생님과 두 손 모아 빌겠습니다.

팀 팝콘과 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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