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지친 몸 고창서 힐링해요
코로나-19에 지친 몸 고창서 힐링해요
  • 고창=김동희 기자
  • 승인 2020.03.12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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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창궐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주말, 휴일이면 평안하고 풍요로운 곳이 더욱 그립다. 많은 시민들은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힐링 여행지를 찾게 된다. 이런 곳으로 한반도 첫수도인 고창이 제격이다.

 고창지역에는 심신이 지친 요즘 한적한 곳에 머물며 힐링하기 좋은 장소가 있다.

 바로 운곡습지, 동호·구시포 해수욕장, 고창읍성 등으로 이곳을 걷다 보면 원시 생태계와 황홀한 일몰과 석양, 갯벌을 감상할 수 있다.

 탁 트인 공간이라서 코로바 19 감염에도 크게 우려하지 않아 마스크 착용과 함께 걷는 것도 건강에 유익할 것으로 기대된다.

 ■운곡습지

 고창은 넉넉하며 의로운 고장이다. 천혜의 자연은 물론, 좋은 농산물, 뜨거운 온천수까지 넉넉한 곳이다. 역사와 전통에 후한 인심까지 있어 모든 면에서 지극히 풍요롭다.

 봄을 맞아 움트는 자연의 생명력을 느끼고 싶다면 ‘운곡습지’를 추천한다. 사람의 발길이 끊기고 30여 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그곳에는 원시 생태계가 생겨났다. 이렇게 형성된 운곡습지는 2011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고, 같은 해 람사르습지로 등록됐다.

 싱그러운 초록빛 풀밭에 고인돌이 점점이 박혀 있는 비탈길을 올라 나무가 하늘을 가릴 듯한 시원한 숲길을 지나면 탐방로가 시작된다. 운곡습지 입구에 발을 들여 놓는 순간부터 펼쳐지는 호젓한 아름다움은 마치 다른 세상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여기저기 이름 모를 새들은 봄을 알리는 합창을 들려주고, 탐방로 주변에는 광대나물, 제비꽃, 현호색, 쇠별꽃, 양지꽃, 개구리발톱, 산자고 등 지천으로 널린 야생화가 기지개를 켠다. 습지를 둘러보기 좋게 마련된 탐방로의 데크를 쭉 따라가다 보면 고라니 한 쌍이 노니는 모습도 볼 수 있고, 연초록의 나뭇잎들은 빼꼼히 고개를 내민다.

 운곡습지에는 수달, 황새, 삵, 담비, 구렁이, 새호리기, 팔색조, 붉은배새매, 황조롱이 등 멸종위기 야생동식물과 천연기념물이 원시의 자연 속에서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다.
 

 ■동호·구시포 해수욕장

 요즘 같은 날엔 여러모로 실내보단 밖이다. 고창 동호해수욕장은 고운 모래와 노송이 어우러진 곳이다. 방풍림 역할을 하는 수령 200년 된 소나무 600여 그루가 아담하게 해변을 감싸고 있다. 하늘 맑은 낮에는 몽실몽실한 구름 구경하기 좋고, 저녁에는 황홀한 일몰과 석양을 감상하기 좋다.

 옆구리에 갯벌을 끼고 걷는 해안 길에는 동화 속에나 있을 법한 펜션들이 띄엄띄엄 나타나 눈길을 끌고, 쉬어가기 좋은 낭만적인 모습의 쉼터가 군데군데 마련돼 있다. 갯벌 위에 다리를 고정한 쉼터에 앉아 반짝거리는 갯벌을 감상하며 간식을 즐길 수도 있다. 햇살이 얼굴을 부드럽게 간지럽히고, 멀리서는 갈매기들이 은빛 갯벌 위를 맴돈다.

 조금만 아래쪽으로 내려오면 구시포항과 구시포해수욕장이다. 구시포의 원래 이름은 새나리불영(새 바닷가의 불같이 일어날 마을)이었지만, 일제강점기에 구시포로 바뀌었다. 아홉 개 마을이란 뜻이다. 구시포 해변으로 가려면 자룡리 선착장을 지나야 하는데, 썰물 때면 포구 양옆으로 어선들이 갯벌 바닥을 대고 줄지어 선다.

 2㎞ 남짓의 해변은 고즈넉하기 이를 데 없다. 썰물의 때와 낙조의 시간이 맞아떨어질 때, 광활하게 펼쳐진 해변 백사장이 지는 해를 받아 붉게 빛날 때가 가장 아름답다.

 ■고창읍성

 봄 여행지에 고창읍성도 빼놓을 수 없다. 조선 단종 원년(1453년)에 왜침을 막기 위해 전라도민들이 축성한 자연석 성곽이다. 높이 4~6m의 성벽이 1,684m에 걸쳐 이어진다. 성벽 길을 따라 걸으면 고창읍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여 호젓한 분위기 속에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이 길은 돌을 머리에 이고 한 바퀴 돌면 다리병이 낫고, 두 바퀴 돌면 무병장수하고, 세 바퀴 돌면 극락승천 한다는 전설이 남아 있다. 성 안쪽의 울창한 소나무 숲과 대숲 ‘맹종죽림’도 걸어서 돌아볼 만 한다. 최근엔 경관조명까지 갖춰 늦은 시간까지 이용할 수 있다.

 마스크에 눌린 퀭한 눈을 좋은 풍경으로 메운다. 주린 배는 좋은 음식으로 채우고 식은 몸은 온천물에 데워보자.

 ■고창 람사르운곡습지 유스호스텔

 봄이면 산벚꽃과 물안개가 어우러지면서 전국의 수많은 사진작가가 몰려오는 곳. 밤이면 반딧불이가 영롱한 빛을 뽐내고, 쏟아지는 별을 가득 안을 수 있는 곳. 아침엔 피톤치드 가득한 원시 숲 속을 산책하고 먹는 마을밥상이 꿀맛인 바로 그곳에 ‘명품 숙소’가 탄생했다.

‘람사르 운곡습지 유스호스텔’은 관리동 1동과 숙박동 6개, 모두 12개의 객실로 이뤄져 동시에 8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졌다. 습지-저수지-용계마을을 이어주는 중간지점에 자리해 ‘생태’, ‘힐링’, ‘소통’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객실은 통창을 통해 운곡저수지를 바라다볼 수 있게 꾸며졌다. 따뜻한 편백나무 원목과 모노톤의 원목을 사용해 집에서처럼 아늑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도록 돕는다. 모든 건물에 태양광을 설치해 에너지 자립도를 높였다.

고창=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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