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 동상면에서 홀로 사는 김모씨(80대·여)는 마스크를 사러 지팡이와 함께 버스를 타고 고산면 인근 약국을 찾아왔지만, 헛고생만 했다.
약국엔 ‘마스크 품절’이란 안내문만 걸려 있는데다 며칠 후에 와도 살 수 있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지팡이를 짚고 돌아서는 어르신 어깨는 내뱉는 한 숨소리와 함께 더욱 처졌다.
11일 임정엽 완무진장 국회의원 예비후보가 정부의 공적마스크 5부제 시행과 관련해 취약계층의 이 같은 불편이 잇따르자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코로나19로 마스크 대란이 이어지자 정부는 지난 9일부터 ‘공적 마스크’를 약국과 우체국, 하나로 마트 등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신분증을 갖고 해당년도에 맞춰야만 1∼2매 구매할 수 있다.
문제는 이들 판매처가 주로 읍·면 소재지에 있다 보니 농산촌 외지에서 거주하는 독거노인들에게는 또 다른 불편거리가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나가서 ‘운’이 좋아야만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다.
어르신 마스크 구매 편의를 위한 대리 구매 정책 역시 보완해야 할 점이다. 가족 없이 혼자 사는 노인들에겐 해당조차 되질 않는다.
농산촌의 경우는 ‘신청제’와 ‘필터교체 형 천 마스크 지원’을 요구하는 현장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임 예비후보는 “현재 마스크 지원 정책은 농어촌 지역 어르신들에겐 너무 힘에 부친 제도”라며 “군 지역은 이·통장과 아파트관리사무소를 통해 신청을 받아 배분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완주=배종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