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례여중 축구부 결국 해체 수순
삼례여중 축구부 결국 해체 수순
  • 김혜지 기자
  • 승인 2020.03.10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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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례여중 축구부가 20년 만에 결국 해체 수순을 밟게 됐다. 삼례중과 삼례여중의 통합 이전으로 합숙소가 폐지되면서 학부모들과 학교 측이 갈등을 빚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해 결국 축구부 학생들이 타지역으로 뿔뿔이 흩어질 위기에 놓였다.

삼례중은 10일 학교운영위원회를 열고 ‘축구부 해체’안건에 대한 심의결과 축구부를 폐지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삼례여중 한 학부모는 이날 “개학이 다가올 때까지 학부모들이 요구했던 것들에 대해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며 “이대로 가다간 훈련도 제대로 못 받고, 학생들만 피해를 볼 것 같아 학부모 총회를 열고 이달 초 축구부 해체 결정문을 학교 측에 전달했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지난달 학교 측에 규정상 중학교에 운동부 합숙소 설립이 금지된다면, 기존 삼례여중의 운동장과 휴게소라도 쓸 수 있도록 요청했다. 통합된 삼례중 운동장은 천연잔디로 돼 있어 축구부 학생들이 훈련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또한 학교 내에 축구부 학생을 위한 편의시설이 단 한 곳도 없다는 점도 문제였다.

이 학부모는 “학교에서는 학부모들의 요구를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아무런 대책도 제시해주지 않는데 어떻게 제대로 축구부를 운영하겠느냐”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장기간 훈련을 못 받게 되면 고교 입학에 문제가 생긴다”며 “해체를 안 하고,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면 곧바로 훈련에 참여할 수도 없어 어쩔 수 없이 가슴 아픈 결정을 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학부모는 “도내에 여자 중학생을 위한 축구부는 삼례여중밖에 없었다”며 “축구에 꿈이 있는 전북 아이들 7명은 강원도, 경상도, 대구로 전학을 가야하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2명은 축구를 포기해야 할 지경에 와버렸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학교와 도교육청은 원칙만 있지 그 안에 있는 사람에 대한 고민은 전혀 없었다”면서 “교육기관의 무책임함으로 꿈을 가진 학생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례중 김난희 교장은 “여러 가지 방안을 찾아봤지만, 지금으로선 부모님들의 요구안을 수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학생들의 진로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인 만큼 부모님들의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김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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