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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과학이 선동을 이겨낼 수 있을까
총선, 과학이 선동을 이겨낼 수 있을까
  • 김창곤
  • 승인 2020.03.10 16:5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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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 구도심 단골 식당 주인이 한숨을 감춘다. 이곳에도 코로나 사태가 덮쳤다. 손님이 크게 줄어 점심때만 문을 연다. ‘오후 3시 이후 손님을 받지 않는다’는 글을 내붙였다. 종업원 셋을 내보냈다고 한다. 주인은 그런데도 “대통령은 얼마나 더 힘들까요”라고 말했다. 대통령을 더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문 대통령 지지 여론은 작년 여름 ‘조국 사태’ 때부터 흔들렸다. 대통령은 코로나에 대처하며 실언-실책들을 남겼다. 식당 주인의 연민은 코로나로 민심이 황폐해지면서 더 깊어진 듯했다. 총선을 앞두고 집권당보다 더 노심초사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그의 괴로움은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그러나 이는 헌법의 선언일 뿐이다. 권력자들은 곧잘 제멋대로 권력을 행사하며 국민 뜻이라고 호도한다. 권력 횡포로부터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키기 위해 비판과 토론, 견제와 균형이 필수다. 그러나 언론과 사법은 권력에 쉽게 굴종하고 야합한다.

 선거가 국민 주권을 실현하는 핵심 장치라는 말도 헛되긴 한가지다. 국민은 최선의 대표를 뽑으려 하지만 그들은 대표 노릇을 못한다. 대학 후배인 전직 국회의원은 이 아침 신문 기고에서 “왜 의원이 되려 하느냐”는 물음을 던졌다. 자답(自答)이 재미있다. ①배운 것이 이것밖에 없어서 ②오랫동안 해오던 일이 지겨워서 ③가진 것을 지키려고 ④쉽게 신분 상승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였고, 마지막이 ‘공동체를 위한 헌신’이라는 교과서 이유였다. 그는 기존 의원들이 또 출마하는 이유로도 ‘이 생활에 익숙해서’, ‘다른 일을 할 수 없어서’, ‘더 큰 자리를 위해서’ 다음으로 ‘공동체를 위해 시작한 일을 계속하려고’를 들었다.

 차악(次惡)을 선택하는 선거지만 국민은 잠시 주인으로 착각한다. 국가직 행정 공무원이 1964년 1만6,202명에서, 2018년 65만7,000명으로 40배 늘었으나 그들을 ‘국민 공복(公僕)’으로 아는 이는 없다.

 민주주의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게 ‘다수의 폭정’이다.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은 언제나 정의의 탈을 쓴다. 합리적 근거 없는 퍼주기로 감정에 호소한다. 선동가는 평등을 기치로 시장경제쯤이야 얼마든 희생시킬 수 있다. 지역주의는 선거에서 ‘묻지마 지지’와 ‘배타적 이분법’으로 검증과 토론을 가로막았다.

 한국을 우뚝 세운 것은 산업화와 민주화였다. 민주화 30여년, 산업화 세력은 민주화 세력과 공존하려 했다. 민주화 세력은 그러나 상대를 부패한 기득권 세력으로 몰아 끝없이 공격했다. 호남은 ‘진보’ 세력과 권력 양대 축을 이루며 평등주의를 나눴다. 진보 세력은 “한국 사회 불평등은 전적으로 보수정권 책임”이라는 프레임을 펼쳐왔다. 적지 않은 호남 유권자들이 “호남을 챙겨주고 공정을 회복시킬 권력은 현 집권당”이라고 믿고 있다.

 지역과 도시는 경쟁하는 혁신 공간이다. 문명 창구이자 부(富)의 원천이기도 하다. 여러 이유로 전북은 농업사회 유산을 끄떡없이 지켜왔다. 정의 사회, 도덕적 이상향을 꿈꾸며 자본과 개발을 죄악시했다. 사람 공정 상생 생태 등이 중심 되는 원리주의가 득세한다.

 선동에 맞서는 게 과학이다. 과학은 지식이나 결과가 아니다. 생각하는 방법이고 세상을 향한 태도이다. 사소한 사실에 겸손히 매달려 끊임없이 의심하고 질문한다. 내가 서툴고 세상이 부조리하니 다른 의견을 언제든 경청한다. 상식을 버려야 본질을 본다. 선거는 모두에게 일상을 돌이키며 토론과 비판, 오차 수정으로 인생-세계관을 합치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번에도 헛된 염불만 욀 것 같다.

 김창곤<前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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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악인 2020-03-12 10:04:46
마지막 단락이 마음에 새길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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