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미술계 타격… 갤러리, 작가, 인쇄소 모두 고충
신종코로나 미술계 타격… 갤러리, 작가, 인쇄소 모두 고충
  • 이휘빈 기자
  • 승인 2020.03.0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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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 장기화됨에 따라 도내 미술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수개월 전 예약해 둔 전시들이 잇따라 취소·연기되면서 미술관뿐만 아니라 미술가들과 관련업체마저 피해를 입고 있다.

 먼저 전북도립미술관은 지난 3일에 진행한 ‘지용출 기증기념 판화전’을 5월 10일까지 연장한다. 4월에 예정됐던 천칠봉 기념전은 올해 하반기로 미룬다. ‘찾아가는 미술관’ 사업 역시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역시 한국서예연구회가 주최하는 ‘제27회 신춘휘호대전’을 예정된 5월에서 8월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일정 연기에 그치지 않고 전시 취소로 인해 피해를 입은 미술관들도 속출하고 있다. 우진문화공간은 3월에 예정된 작가들의 전시 연기 및 200회를 맞은 ‘이달의 미술기행’등 프로그램 취소를 공지하고 추후 일정을 조율하기로 결정했다. 우진문화공간 박영준 감독은 “현재 전시 및 공연 취소로 운영에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전주 구도심에 위치한 미술관들 역시 사정이 심각하다. 한옥마을의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관람객이 감소하고, 장기화된 코로나 사태로 인해 전북도와 전주시로부터 미술관을 휴관할 것을 권고 받으며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것. 한옥마을 내 한 미술관 관계자는 “전북도와 전주시의 권고에 협조해 전시 취소 및 연기를 진행했으나 대관료와 아트샵 판매수입이 없어 운영의 어려움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전시를 놓쳐서 피해를 보는 것은 비단 미술관 뿐만이 아니다. 도내 미술인 중 한 명인 김원 작가는 “올해 제가 아는 선생님의 도록 작업을 위해 사진 촬영 및 디자인을 진행했는데 미술관들의 전시가 취소·연기 되면서 일이 무산됐다”고 말했다. 이어 “선생님 역시 이번 작품을 위해 준비를 오래 하신 만큼 제가 인건비를 받지 않았지만 전시 연기 및 취소가 장기화된다면 작가들의 피해가 막심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철곤 모던칼라 대표는 “2월 중순 넘어서부터 전시가 보류되거나 취소되고, 일정을 연기하는 사례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2~3월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수익이 60~70%나 떨어졌다”면서 “직원 월급과 여러 제반비용은 무시할 수 없으니 빨리 이 상황이 진정되기를 바라고 있을 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1~2월의 문화계 비수기를 보내고 나면, 보통 이맘때에 전시진행과 관련한 문의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는데 올해의 분위기는 너무도 다르다”면서 “일년내내 공을 들여 준비한 작품전일텐데 이대로 취소해야할지 그대로 진행해야할지 망설이고 있는 작가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는 ‘관광기금 신용보증부 특별융자’와 ‘예술인 긴급 생활안정자금 융자’를 운영하고 있으나 미술계 일각에서는 ‘급한 불은 끌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힘들다’는 시각도 늘어나고 있다.

 도내 한 미술관 관계자는 “전시를 보러 오는 사람이 없으니 작품을 사러 오는 사람도 없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된다면 올해 전북 미술에 미칠 타격이 심각하다. 장기적인 지원책을 함께 고민해야한다”고 말했다.

이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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