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관, 휴관, 휴관…
휴관, 휴관, 휴관…
  • 박승환
  • 승인 2020.03.0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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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000갤러리 휴관. 전주00미술관 휴관, 부산00사진미술관 휴관. 서울000갤러리 휴관. 허탈하다. 어렵게 유치하고 준비했지만, 속수무책이다. 작가는 어떤가? 오랫동안 간절하게 원해 왔었고 이제 막 자식 같은 작품들을 애써 완성하여 설치했지만 정말 보이지도 않는 조그마한 바이러스가 속된말로 태클을 걸었다. 필자가 관여하는 갤러리 또한, 많은 고민 끝에 가까스로 오프닝을 진행했지만, 이후 일주일 이상은 두려움을 가지고 조심스럽게 활동을 자제할 수밖에 없었다. 아마도 백신이 개발되는 몇 달간은 그 충격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국가의 모든 정치, 경제, 교육 등이 서서히 마비 되어가는 이 시점에서 문화예술 분야라고 다르진 않다. 특히 사립전시관들의 상황은 거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분이다. 물론 국공립 미술관들이 괜찮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 상황에서 국공립과 사립의 구분이 있을 리 없다. 전시를 기획하고 유치하고, 홍보마케팅 등 준비하고 있는 당사자들은 천재지변에 해당한다는 국가적 위기상황에 별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다만 사립전시관의 경우 그 경제적, 정신적 타격이 엄청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말이다. 요즘 들어 각 지역기관에서 자영업자들에게 문의가 온다고 한다. 요즘 어떠세요? 식당이나 카페 등 각 상점 등에 걸려오는 전화다. 아마도 국가 차원에서의 지원이 필요한 모양이다. 당장 큰 도움은 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그 걱정해주는 마음이 전달된다. 사설전시관은 그런 전화를 받아보지 못했다. 전시관뿐만이 아니라, 문화예술을 교육하는 곳도 마찬가지다. 아마도 먹고사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그들 모두 문화예술이라는 “밥”을 끼니마다 똑같이 먹고살고 있다. 갑자기 모두가 한꺼번에 실업자가 되어 버렸다. 지금은 고인이 된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살아생전에 인류를 위협하고 종말 시키는 결정타 중 하나가 바이러스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사스와 메르스가 창궐했을 때 우리나라는 그 고약한 바이러스를 고스란히 받아내었다. 사실 그 이전까지는 이런저런 전염병 및 방역에 대해서는 국가의 의료체계에 개개인의 건강을 맡겨 놓았었지만, 사스, 메르스 이후 개인의 보건 계획이 급작스럽게 바뀌어버렸다. “나와 내 가족의 건강은 내가 지키자!” 그때부터 일회용품과 방역제품, 개인 식료품 등이 날개 돋치게 팔려나갔다. 여기서 우리가 또 하나를 기억할 것이 있다. 바로 온라인 판매다. 물론 보건문제가 다는 아니지만 쉽고, 빠르고, 편리하다. 그리고 비교적 깨끗하고 안전하다. 사실 필자가 지키고자 하는 문화예술쪽의 지역경제에서는 온라인이 가장 큰 적이다. 기관에서 나름 좋은 점수를 받고 있는 예술마을 등에서도 가장 인기 있고, 판매실적이 좋은 공방작가들도 역시 온라인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매장은 쇼케이스고, 작가들이 쉬는 공간이다. 이곳을 관광객, 아니 관람객들에게 소개하고 자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오게 하는 것이다. 학자들이나 전문가들이 이야기하고 강의에 활용하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절묘한 조화는 공평하게 나눠지지 않는다. 결국은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의 구성이다. 예술마을들의 특성상 대부분 규모가 작은 공방들이다. 한곳 한곳에서 공간구성이 어려움을 마을 전체적으로 보고 공간을 구성해야 한다. 골목에서 맛있는 것 먹고, 전시장에서 좋은 작품들을 관람하고, 그 감성을 간직한 채 스스로 작가가 되어 공방작가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바로 정답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오늘은 힘을 내서 전시장 전등을 켜고 옆집 카페에 가서 소리쳐본다. 이번 전시작품 좋아요~ 무료니깐 관람하러 오세요~ 아! 소독도 했습니다!

 박승환<전주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교수(사진학)/전주국제사진제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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