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읽으며 힘을 낼 때
좋은 시 읽으며 힘을 낼 때
  • 이길남
  • 승인 2020.03.05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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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간식 요리사

  “아빠, 오늘은 뭐해줄 거야?” “그러게, 우리 딸 오늘은 무얼 먹고 싶은데?”

  코로나19로 재택근무를 하는 아빠와 학교에 안가게 된 아홉 살 딸의 아침 인사말이다. 아침이면 학교에 가고 출근을 하느라 바빴던 가족들이 이제 집안에서 온종일 함께 지내게 되었다. 늘 바빠서 시간에 쫓기던 아빠가 요며칠 집에서 아이와 함께 머물며 간식을 하나씩 만들게 되었는데 이렇게 아빠가 해주는 간식 먹는 시간이 아이에게는 최고 행복한 시간이 되었다.

  요리의 즐거움을 알게 된 한 아빠는 요즘 냉장고 속에 있는 재료들을 활용해서 새로운 간식을 만들어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집집마다 갑자기 생긴 휴가같은 시간을 보내는 방법들이 다 다를 것이다. 날마다 뉴스를 보면 코로나19 감염 확진자, 사망자 소식이 올라오고 우리 지역에도 점점 늘고 있어 자칫하면 불안한 마음으로 하루를 멍하니 보내기 쉽다.

  이럴 때일수록 가족들을 돌아보고 챙기며 하루하루를 슬기롭게 채워가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엄마와 아빠가 안정적으로 아이들을 대하려면 마음속의 불안감을 키울만한 행동은 삼가고 긍정적인 방향에서 바라보며 생활하도록 노력해야한다.

  엄마 아빠가 불안한 마음에 서로 다투거나 아이에게 짜증을 내면 안된다. 어려움에 처했을 때 부모가 어떻게 슬기롭게 이겨내는지를 아이는 옆에서 다 보고 배운다.

  대화를 통해 서로의 역할분담을 정하고 어린 자녀를 위해 배려하고 함께 놀아줄 시간을 많이 갖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무 재료가 없어도 언제든 할 수 있는 끝말잇기, 스무고개 놀이부터 아이가 좋아하는 운동, 음악에 맞춰 율동하기, 색칠공부, 여러 가지 만들기 등 집에 있는 재료를 활용해서 얼마든지 아이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오목놀이, 바둑, 장기, 체스 등 그동안 시간이 부족해서 못했던 활동들도 해볼 수 있다.

  어른들이 건강해야 아이도 건강해진다. 몸과 마음이 힘들 때 우리에게 힘을 내게 해주는 좋은 시들이 참 많다. 좋아하는 시 한 편을 읽으며 희망으로 하루하루 버티다보면 이런 날들이 또 언제 있었냐 하듯 지나갈 것이다.

  예를 들어 정호승 시인의 ‘수선화에게’와 같은 시들을 읽다보면 나만 외로워 우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위로를 받는다.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중략).../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내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많이 알려진 랜터 윌슨 스미스의 시도 우리에게 힘을 준다.

  「슬픔이 그대의 삶으로 밀려와/ 마음을 흔들고/ 소중한 것을 쓸어가 버릴 때면/ 그대 가슴에 대고 말하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중략).../가장 웅대한 일도/ 지상에서 잠깐 스쳐가는

 한순간에 불과함을 기억하라/ 이 또한 모두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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