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공백 이어 학습공백 우려…학생들 관리 속수무책
돌봄공백 이어 학습공백 우려…학생들 관리 속수무책
  • 김혜지 기자
  • 승인 2020.03.04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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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학교 휴업이 길어지면서 학생 관리 체계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각 학교가 긴급돌봄을 운영하고 있지만 학부모들은 불안감에 아이들을 보내지 않고 있고, 안내된 온라인 수업 등의 지원 대책은 실효성에 의문을 사고 있다.

4일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각 학교의 개학이 3주 연기돼 긴급돌봄도 연장 운영하고 있으나 실제 참여율은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의 경우 지난 2일 60.9%였던 참여율이 이틀 후인 4일에는 57.4%로 감소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아이가 건강한 편이지만, 불안한 마음에 학교 대신 부모님한테 맡기고 있다”면서도 “안전이 중요한 건 맞지만 개학 연기가 예상보다 길어지니 남은 기간에는 아이를 도대체 어떻게 관리해야할 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맞벌이 가정이 많고 부모 중 한 명이라도 집에서 자녀들을 돌보더라도 하루종일 관리하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휴업의 장기화가 학생들의 학습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도교육청은 전북 e학습터, 디지털교과서, EBS 학습 콘텐츠 등 온라인에서 교육자료를 활용할 수 있도록 각급학교에 안내했다.

하지만 학교 수업을 대체할만한 자료로써는 미흡한 부분이 많다는 의견이 나온다. 학생들의 실제 활용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도내 한 중학교 교장은 “미증유 위기인 만큼 교육당국에서도 이런 사태에 대한 촘촘한 매뉴얼이 없다”며 “e학습터 등 자료를 보면 아직 부족한 측면이 많아 대부분 학생들이 학원을 가거나 대형업체의 인터넷 강의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학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담임교사가 유선으로 학생건강상태나 생활지도 등을 한다고 들었는데 우리 자녀에게는 아직까지 아무 연락이 없다”며 “학원도 안 다니는 아이들은 pc방을 가거나 하루종일 휴대폰만 들여다보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고3학생들의 피해 목소리도 크다.

고교생 김유현 양(19)은 “수험생 신분으로써 새로운 마음으로 신학기를 시작해야 하는데 학습진도도 늦어지고 불안감만 커지고 있다”며 “휴업이 장기화되거나 혹여나 수능이 미뤄지면 재수생들이 더 유리할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했다.

도내 한 교육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학생들은 자율적으로 생활하고 학습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보니 관리자가 없으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이럴때일수록 부모와 담임교사가 학생들의 생활지도와 학습관리에 적극적으로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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