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청장 김경규)은 약용작물 ‘천마’의 기능 성분(생리활성물질)은 유지하면서도 특유의 불쾌한 냄새를 쉽게 제거할 수 있는 가공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본초강목’과 ‘동의보감’에 따르면 천마는 고혈압, 두통, 마비, 신경성 질환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우수한 효능에도 불구하고 좋지 않은 냄새로 인해 섭취를 꺼리는 소비자가 많았다.
냄새의 원인 물질인 파라-크레졸(ρ-cresol)은 매우 낮은 농도에서도 자극적인 냄새를 내고 끓는점이 201℃로 높아 증숙(증기로 찜)이나 건조 등 일반 가공법으로 제거가 어렵다. 그간 관련 연구가 있었지만, 가공비용 증가와 품질 변화로 현장 적용이 쉽지 않았다.
농진청이 새로 개발한 냄새 제거 기술은 천마 추출물을 합성흡착제에 통과시켜 기능 성분과 냄새 성분이 흡착제에 달라붙게 한 뒤, 주정(에탄올)을 이용해 기능 성분만 분리하는 방법이다.
연구에 활용한 합성흡착제는 물엿이나 당류 등 다양한 식품 원료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데 사용하는 소재로, 선택적으로 물질을 흡착할 수 있다.
실험 결과, 천마 추출물에 들어있는 약 12ppm의 파라-크레졸은 흡착제를 이용한 냄새 제거 공정을 거친 뒤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반면 항경련, 신경 보호, 항산화 효과 등이 있는 기능 성분인 4-하이드록시벤질 알코올과 가스트로딘은 95% 이상 유지됐다.
이번 기술은 천마 추출물을 다음 가공공정으로 이송하는 공정 중간에 도입이 가능하다. 즉, 별도의 가공공정이 필요하지 않은 경제적인 기술로, 소규모 가공업체에서도 쉽게 활용할 수 있다.
농진청은 이번 기술의 특허출원(불쾌취가 감소된 천마의 제조방법)을 마쳤으며, 기술이전을 통해 천마 관련 농가와 가공업체에 보급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김동휘 인삼특작이용팀장은 “천마의 기능성은 유지하면서 불쾌한 냄새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기술 보급으로 천마를 이용한 식품 개발 확대 등 산업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고영승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