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평가받으며 사는 것의 의미
[신간] 평가받으며 사는 것의 의미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3.04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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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가받으며 사는 것의 의미 

 우리는 매일 누군가의 페이스북 포스팅에 좋아요를 누르고, 방금 본 영화의 온라인 별점을 매기고, 점심을 먹은 식당의 맛과 분위기가 어땠는지 SNS에 올린다. ‘평가받으며 사는 것의 의미(현암사·1만6,000원)’는 우리 일상생활에서 늘 일어나는 평가에 대한 흥미로운 탐구를 펼쳐나간다. 꾸준히 현대인의 관계 맺기와 행복,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법을 모색해온 저자는 이번에 평가의 의미와 관계에서 오가는 상호작용에 대해 다양한 연구와 흥미진진한 사례를 풀어놓는다. 평가받는 것에서 오는 불안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인도하는 흥미롭고 유용한 안내서다.

 

 

 ▲결: 거침에 대하여 

 우리 시대에 뼈아프지만 명쾌한 질문을 던져왔던 홍세화 작가가 11년 만에 신작을 출간했다. ‘결: 거침에 대하여(한겨레출판·1만5,000원)’는 인문학적 시선과 사회비판적 시선을 가로지르는 책이다. 저자는 사람도, 인간관계도, 사회도 모두 섬세하거나 온유하지 못하고 거친 결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환대와 배려, 겸손을 품은 사람이 약자가 되는, 정제되지 못한 사회에서 우리는 둥글어지기보다는 뾰족하고 거칠어져야만 편하게 살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이에 조금 더 낮게 걸으며 지배와 복종에 맞서는 자유인으로, 설령 인간답게 살고자 하는 이들이 극소수일지라도 함께 연대해 그 길을 한 번 가보자고 외친다.
 

 

 

 ▲탈진실의 시대, 역사부정을 묻는다

방대한 자료와 치밀한 연구를 통해 반일 종족주의의 민낯을 낱낱이 드러낸 책이 나왔다. ‘탈진실의 시대, 역사부정을 묻는다(푸른역사·1만7,900원)’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중심으로 반일 종족주의의 반역사성을 정면으로 조목조목 비판한다. 군 위안부 문제에 초점을 맞춘 것은 이것이 반일 종족주의의 핵심이자 주전선이기 때문이다. 문서 자료와 역사적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을 무시하는 일본 극우파와 이영훈의 주장에 대한 지은이의 비판은 통렬하다. 지은이가 5년이 넘도록 미국과 영국 등을 방문해 모은 자료와 증언에 따른 논리전개에 반박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터다.
 

 

 ▲왜 일본은 한국을 정복하고 싶어 하는가

  근대 일본에 큰 영향을 끼친 요시다 쇼인이 내세운 사상인 정한론은 단순히 신화에서 출발한 이데올로기로 남지 않고, 제국 일본이 가장 먼저 내세워야 할 국가정책으로까지 발전한다. 정한론을 중심에 두고 분석한 ‘왜 일본은 한국을 정복하고 싶어 하는가(메디치·1만8,000원)’는 한중일 외교사 150년을 톺아보며 과거 조일 관계가 어떻게 시작부터 어긋났는지, 현재 한일 관계와 어떻게 닮았는지, 그 치열한 외교전의 진실을 파헤치고 한반도 미래 전략을 제시하는 책이다. 책을 읽다보면 청일 양국과 미국, 러시아, 프랑스 등 서양 각국의 국제정치 흐름을 거시적으로 파악, 어떻게 일본이 조선을 계획적으로 정복했는지를 알 수 있다.

 

 ▲세계 여성의 역사

 최후의 만찬은 누가 차렸을까? ‘세계 여성의 역사(파피에·2만2,000원)’는 다소 엉뚱한 질문으로 이야기의 막을 연다.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그림자 노동을 한 투명인간 같은 존재를 향한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했던 지은이의 날카로운 지적이다. 본문 대부분은 역사 속에서 여성의 삶이 얼마나 힘겹고 고통스러웠으며 타율적이고 복종적이었는지에 대한 생생하고도 무시무시한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고대에서 현대까지, 동서양을 넘나들면서 풀어낸 방대한 사료를 통해 펼쳐지는 이야기는 거의 잔혹동화 수준이다. 참혹하고 고통스러운 주제를 다룬 역사책임에도 마치 한 편의 대하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읽히는 점이 이 책의 미덕이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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