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전파력
코로나19 전파력
  • 채병숙
  • 승인 2020.03.02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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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중국 우한에서 시작하여 세계로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보여주는 코로나19 확진자 수의 급격한 증가는 국민을 공포와 불안으로 몰아가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한 우리나라 방역당국의 각고의 노력은 일부 집단에 의하여 한순간에 무너졌고, 코로나19 전파력의 위협은 여실히 드러났다. 코로나19의 전례없는 빠른 전파력에 온 국민의 두려움이 고조되고 있고, 경제외교를 비롯한 각종 활동은 일부 마비되고 있으며, 또한 세계 여러국가의 한국인 입국금지라는 빨간불이 켜졌다. 아직도 일부 접촉자들이나 확진자들의 불성실한 협조를 보이면서 방역당국과 그에 동원된 의료진들은 국민건강을 지키기 위해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우고 있다. 그야말로 코로나19로 인하여 심각한 국가위기상황이 아닐 수 없다.

 코로나19는 무증상이나 경미한 증상으로 멈추는 경우에서부터 치명적인 바이러스성 폐렴 증상으로 발전하여 만성질환자나 노약자들에게는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는 급성 호흡기증상을 보인다. 다른 전염성 호흡기질환과 치사율을 비교해보면, 코로나19는 2-3% 정도로 독감의 치사율 0.05%에 비하여 높지만, 10% 내외인 사스나 20~40%인 메르스보다는 월등히 낮은 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코로나19는 예전에 발생했던 사스나 메르스와는 다르게 우리 사회에 더욱더 큰 파괴적인 영향력을 갖는다고 말한다. 최근에 중국 연구진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코로나19 전파력이 사스의 최대 1천 배 강력할 수 있다고 하였다. 또한 독일 보건 연구팀은 JEJM 국제학술지에 코로나19 무증상에서도 바이러스 전파력을 가질 수 있음을 보고하였고,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서도 무증상 잠복기에도 전염성을 지닐 수 있음을 발표하였다. 이는 코로나19가 무증상을 나타내는 1일에서 14일의 잠복기에도 전파력을 지닐 수 있으며, 대단히 빠르면서 무증상에서도 전파력을 갖는 코로나19는 알게 모르게 단기간에 널리 빠르게 확산시킬 수 있다는 심각성을 시사하고 있다.

 만약 코로나19가 잠복기 무증상에서 전파력을 갖는다면 방역 대응에 있어서 관점을 달리해야 한다. 하버드대 Marc Lipsitch 역학교수는 코로나19 전파를 막기위해 발생지역의 봉쇄가 첫 단계 대처방안이 될 수 있지만, 전파력에 의해 세계적인 확산을 피할 수 없다고 말한다. 또한 코로나19는 감염으로 인한 영구적인 면역성을 획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매년 독감이 유행하듯이 계절성 질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코로나19의 강력한 전파력은 면역력이 약하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만성질환자나 노약자에게는 커다란 위협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건강한 국민 없이는 막강한 나라도 없고 국민건강을 우선으로 하는 국제수준의 보건정책에서 나라가 발전하고 국제적 위상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이제 우리는 코로나19의 강한 무증상 전파력과 유전자 변이 가능성을 고려하여 단기는 물론 중장기 방역 대응을 보다 체계적으로 강화시켜나가야 한다. 치료에만 치우치지 않고 예방적 차원의 보건정책이나 개인의 건강관리증진 등에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민은 언제나 국가의 코로나19 방역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준비를 해야 한다. 정부는 코로나19에 대한 국제적 정보교류와 공조를 활성화 시키며, 국내 확산을 촉진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국내외적 관리를 철저히 행함과 함께, 상시 전담기구에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또한 현대인은 면역력을 약화시키는 여러 요인에 노출되어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면역력에 영향을 주는 생활습관, 스트레스, 유해물질에 의한 환경오염, 심신과로 그리고 우리사회의 안녕 등의 측면에서 다각적 노력이 절실하다. 특히, 지금 확산하는 코로나19로 인한 과도한 사회적 공포심과 불안이 지속할 때, 스트레스반응은 활성화되며, 그에 따른 염증반응이 상승하고, 코로나19는 물론 그 밖의 병원균 감염에 대한 저항성이 저하될 수 있으며, 불신은 사회적 폭력을 낳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국가도 국민도 우리 모두는 지금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코로나19 재앙의 피해자이면서 또한 이를 현명하게 해결해야 할 주체자이다. 지나친 사회공포심과 불안을 조장하거나 책임에 대해 비난을 하는 것은 스스로 이 난국을 헤쳐나갈 힘을 낭비하는 것이다. 더구나 불안감을 시장독점 수단으로 삼는다면 분노를 넘어 슬픔이 앞선다. “지혜란 궁극적으로 우리를 약하게 만드는 것을 피하는 과정이다”고 누군가는 말한다. 지금 코로나19 창궐의 시점에서 이제 우리는 부정적 사회감정을 피하면서 대신 희망과 용기로 무장하고 서로 협력하여 이 위기를 벗어나는 지혜가 필요할 때이다.

 채병숙<우석대학교 약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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