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 기획> 바지락 총각 한승우 고창 대풍수산 대표
<귀농귀촌 기획> 바지락 총각 한승우 고창 대풍수산 대표
  • 고창=김동희 기자
  • 승인 2020.03.01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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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꼭 중장년층이 지역에 내려와 농사를 지어야만 귀농·귀촌일까. 도시에 살던 젊은 청년이 지역농촌의 ‘블루오션’을 발굴하고, 단일품목으로 연소득 6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귀농귀촌 신세대가 있다.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하며 국내 귀농·귀촌·귀어의 고정관념을 바꾼 한반도 첫수도 고창의 청년을 소개한다.

 바로 어업인 후계자 한승우(37) 대표다.

 그는 고창에서 ‘대풍년을 이루리라’라는 의미의 대풍수산을 경영하고 있다.<편집자 주>

 

 ▲“바지락 총각”

 한승우 대표는 ‘바지락의 본고장’ 고창군에서도 바지락으로 대박을 낸 청년이다.

 2~4월이 제철인 ‘바지락’은 아마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애용하는 조개일 것이다. 가장 많이 나서 자주 접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특유의 단맛과 담백함, 국물을 냈을 때 우러나는 감칠맛 등으로 인해 다양한 요리에 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창군은 전국 바지락 생산량의 49%를 차지할 정도로 국내대표 바지락 원산지다. 하전갯벌은 바지락 서식환경에 매우 적합하며, 조개의 육질이 매우 뛰어나고, 맛도 좋다.

 그래서 그는 그동안 함께 고생해온 어민들과 고창을 전국의 바리락 성지로 만들기 위한 꿈을 품고서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다.

 ▲“어민들에게 도움 주고 싶어 시작”

 그는 지난 2015년 바지락의 본고장 고창으로 귀어했다.

 한승우 대표는 전주에서 나고 자랐다. 20대 때는 임실에 있는 발효식품유통회사에 취업해 서류업무를 보면서 바지락이나 젓갈 등을 납품하는 고창의 어르신들과 관계를 맺어왔다.

 한 대표는 “한창 꿈에 부풀어 있었던 20대 때 삶의 척박함을 깨달았다”며 “바지락생물유통회사에 취업해 서류업무를 했었는데 너무 힘들고 고되게 작업 하시는 어민들을 보면서 좀 더 편하고, 큰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전 업체와 이견으로 지역을 떠날까 고민했을 때 잡아 준 것도 고창 심원 마을 사람들이었다. 바지락살은 아직 자동화된 기술이 없어서, 사람이 직접 칼을 이용해 분리해야 하는 고된 노동의 산물이다. 하루 10시간 넘게 바지락을 손질하지만, 턱없이 낮은 제품가격과 3일을 넘기지 못하는 유통기한 한계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한 대표는 “삶고, 찌고, 말리고 정말 바지락으로 별짓 다해 봤다”며 “어려운 가정형편에 비닐하우스에서 시작했던 창업 초기에는 아무도 거들 떠보지도 않았고 외로웠던 시간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실패 끝 동결건조 바지락살 탄생

 한승우 대표의 목표는 분명했다. 첫째 바지락 손질 작업 환경 개선, 둘째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로 지역사회 기여, 셋째 오랜 시간 지나도 신선함을 유지하는 바지락살 제품 개발이었다.

 대풍수산은 껍질 처리가 번거롭고 유통기한도 짧은 바지락의 단점을 동결건조로 해결했다. 한 대표는 바지락살을 영하 45도 환경에서 얼린 뒤 진공상태에서 압력을 가해 닷새 동안 건조시켰다. 이를 통해 건조된 바지락은 맛과 영양분이 유지되며, 1년이상 장기 보관이 가능해 졌다. 특히 감칠맛도 생물 그대로라는 시장의 평가를 받았다.

 한 대표는 “단백질 변화를 최소화한 것이 핵심이었다”며 “바지락이 가진 감칠맛은 육수 요리에 적합하고, 영양 성분도 최대한 살렸다”고 자랑했다.

 이어 한 대표는 “국내 최대 바지락 유통지인 고창에서 건강한 미래 식품을 만든다는 데 강점과 의미가 크다”며 “100% 국내산 건조 바지락 살로만 이뤄진 ‘동결건조 바지락 살’은 필요할 때 언제나 간편하게 사용해 원하는 조리가 가능하다. 해감이나 바지락 껍질 버릴 걱정 없이 맛 좋은 고창 바지락을 즐기게 됐다”고 활짝 웃었다.

 동결 건조 바지락은 생물에 비해 60% 가량 비싸지만,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연간 6억원의 소득을 안겨주고 있다.

 

 ▲“고창을 바지락 성지로 조성”

 한 대표는 귀어 성공의 비결을 ‘수년간 뻘밭’에서 바지락을 잡아 온 지역 어민들의 노하우와 지역 다문화가정 여성들의 성실함과 열정’으로 돌렸다.

 한 대표는 “고창의 어촌은 도시에선 느낄 수 없는 푸근한 정이 있다”며 “마을 주민들과 스스럼없이 대하고 마을에 더 다가가면서 공동체가 지니는 즐거운 삶, 가치 있는 삶을 느껴가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한 대표는 “국내에선 칼국수와 된장국으로 즐기고, 일본에선 바지락술찜 같은 음식도 있고, 이탈리아에도 봉골레 파스타가 있으니 동서를 막론하고 사랑을 받는 작은 조개가 있을까 싶다”며 “향후에는 바지락 수요처별로 간편하고, 맞춤형 포장으로 판로를 개척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고창갯벌이 세계자연유산에 도전하고 있다”며 “깨끗하고 살기 좋은 고창에서 지역어민들과 함께 바지락의 성지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고창=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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