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 댁에 이왕이면 친환경보일러 놓아드려야겠어요
아버님 댁에 이왕이면 친환경보일러 놓아드려야겠어요
  • 정복철
  • 승인 2020.03.01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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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적에는 일상적으로 사용했던 일일생활권, 비상초, 목욕물 데우기 같은 말들이 최근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 인구 2.2명당 한 대꼴로 자동차가 보급되어 대중교통 없이도 하루 안에 전국 어디든 다녀올 수 있고, 갑작스런 정전도 없고, 수도꼭지만 틀면 따뜻한 물이 나오는 참으로 편리한 세상이다.

  그러나, 편리함에는 항상 대가가 따른다. 자동차, 발전소, 공장을 가동하는 데에는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수반된다. 대기오염물질은 그 자체로도 인체에 유해성이 있지만, 화학반응을 거쳐 산성비, 오존, 온실가스, 미세먼지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대기오염물질 중에서 가장 대표적이고 관리하기 까다로운 것이 질소산화물이다.

  공기의 78%는 질소분자로 이루어져있다. 질소분자는 인화성, 독성, 냄새, 색깔, 맛이 없고, 매우 안정적인 결합형태를 가지고 있는 불활성 기체이므로 상온에서는 거의 다른 물질과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식품의 산화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도 사용될 정도로 유해성이 적다.

  그러나, 높은 온도에서 산소와 반응하게 되면 유해한 질소산화물이 많이 생성된다. 질소산화물은 여름철 오존 농도를 높게 하는 전구물질이고, 스모그와 산성비의 원인이 되기도 하며, 최근에는 고농도 초미세먼지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대표적인 대기오염물질이다.

  일반적으로 대기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해서는 연소실내에서 산소와 함께 충분히 열을 가하여 완전연소를 유도하면 된다. 그러나 질소산화물은 1,600℃이상의 고온에서 오히려 다량 발생하기 때문에 다른 오염물질의 배출을 줄이기 위해 무작정 연소실 온도를 높게 설계할 수가 없다.

  따라서, 연소영역의 온도나 산소농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등의 연소기술들이 질소산화물의 발생을 줄이기 위해 적용되고 있다. 이러한 보일러를 저녹스(Low-NOx) 보일러라고 부르며, 정부는 이러한 기술의 적용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환경부는 2019년 4월에 대기관리권역법을 제정하고, 2020년 4월부터 대기오염이 심하거나 오염물질 발생이 많은 지역을 대기관리권역으로 지정하여 사업장, 자동차, 생활주변 미세먼지 배출원을 관리해나갈 예정인데, 우리 전북지역에서는 전주, 군산, 익산이 대기관리권역에 포함된다.

  권역 내에서 제조・공급・판매되는 가정용 보일러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인증을 받은 친환경 보일러로만 설치・교체가 가능하게 되며,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연간 4톤을 초과하는 등 오염물질을 다량 배출하는 사업장은 할당된 배출허용총량 이내로만 오염물질을 배출하도록 관리되고, 5등급 경유차의 배출허용기준도 강화된다.

  따라서, 노후된 가정용 보일러 또는 5등급 차량을 소유하고 있는 지역주민들과 총량할당 대상사업장을 운영하는 사업주는 시설을 교체하거나,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기 위해 방지시설을 설치・보완하는 등의 준비가 필요하다.

  환경부는 지역주민들과 사업주에게 보조금을 지급하여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는 등 친환경 기술의 적용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자체를 통하여 가정용 친환경보일러 구매시 2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특히 저소득층 가정에는 50만원까지 보조금을 지원한다. 또한, 경유 차량의 조기폐차와 저공해 조치에 배기량별로 보조금을 지급하고, 중소기업 대기오염물질 방지시설 설치비용의 90%를 지원한다.

  노후차량이나 보일러를 소유하고 있는 가정에서는 보조사업을 이용해 변화되는 제도에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정부가 시설개선에 필요한 비용의 대부분을 보조해주는 중소기업 대기오염물질 방지사업은 대기관리권역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기에 앞서 보조사업을 적기에 신청하는 것이 중요하다.

  친환경보일러는 일반보일러에 비해 가격이 비싼 편이다. 그러나 보조금을 지원받게 되면 오히려 더 저렴한 가격에 보일러를 교체할 수 있다. 그래서 대기관리권역 외 지역에서도 10년 이상 오래된 보일러를 사용 중인 가정은 이왕이면 친환경보일러를 설치하는 것이 가스사용량을 줄이고 환경도 지키는 지혜로운 방법이다. 친환경보일러 보급 등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보조사업이 조기에 집행되어 지역 환경보전에 이바지하기를 기대한다.

 정복철  전북지방환경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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