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천리 밖에서 나는 죽고 그대는 살아서 등 5권
[신간] 천리 밖에서 나는 죽고 그대는 살아서 등 5권
  • 이휘빈 기자
  • 승인 2020.02.26 1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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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리 밖에서 나는 죽고 그대는 살아서

 정창권 교수가 해석하고 쓴 ‘천리 밖에서 나는 죽고 그대는 살아서 – 추사 집안의 한글 편지와 가족사(돌베게·1만7000원)’는 고전의 해석이 잘 배어 있다.

 추사 김정희의 집안에서 쓴 한글 편지는 모두 85통이다. 이 편지를 보면 추사 김정희 집안의 가족사는 유교적 역할론에 얽매이지 않았다. 이 책에는 당시 여성의 역할과 의식뿐 아니라 남성의 집안일 참여 모습이 구체적으로 드러나 있다. 정창권 교수는 85통의 편지를 현대어로 번역하면서 편지와 편지 사이의 여백을 구체적으로 메웠다. 발신자, 수신자 소개는 물론 편지를 쓴 시기와 상황을 조사해 시공간적인 배경을 설정하고 해설을 덧붙였다. 또한 조선시대의 의식주와 생각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아담의 첫 번째 아내

 신승철 소설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인 ‘아담의 첫 번째 아내(삼인·1만3000원)’은 그의 첫 장편과 같이 형식의 파괴를 이뤄냈다. 폐출된 세종의 두 번째 며느리 순빈 봉씨의 삶을 다뤘다. 소설 속에서 15명의 여성들은 ‘이 땅에 딸로 태어난 이들이 어떻게 살았으며, 여자로 자라난 이들이 어떻게 고통받고 스러졌는지’를 위해 ‘거짓말쟁이들의 추리’를 써서 인터넷에 연재하고, 글쓰기에 참여한 여성들이 차례로 살해당한다. 순빈 봉 씨의 폐출과정을 밝히는 소설과 살인사건은 어떤 연관이 있는지 빠른 속도로 읽힌다.

 신승철 소설가는 충북 청주 출신으로 1996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 소설가로 등단했으며 소설집으로 ‘낙서, 음화 그리고 비총’, ‘태양캠퍼스’, 장편소설로 ‘크레타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등을 썼다. 

 ▲우먼 그레이

 특정 연령기가 해야 하는 의무감과 한계가 희미해지는 가운데 변춘애 씨가 쓴 ‘우먼 그레이(라온북·1만4,800원)’는 발랄함과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다. 60대 후반을 넘어 70대를 향하는 저자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놓치지도 않고, 일도 놓치지 않는다. CBS여성 정년 1호, 만삭으로 5시간 생방송, 은퇴 후에도 팟캐스트 진행, 신문기자, 상담가, 스피치지도자 역할을 다 맡는다. 이처럼 저자는 패션, 직장, 건강, 관계, 도전 등 각 영역에서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며 노후를 걱정하는 여성들에게 솔직한 조언을 전해준다.

 저자인 변춘애 씨는 CBS에서 40년간 일하며 음악프로그램, 뉴스 진행자, 상담·교양 프로그램 MC에 이르기까지 두루 섭렵하며 CBS 라디오의 간판 아나운서로 활약했다. 또한 PD로도 활약해 2007년 PD프로그램 상을 받았다. 

 ▲남은 고양이

 고양이가 인간을 생각해주고 아낄 수 있을까? 반려동물과의 입려 후 절망에 빠지 사람을 위해 슬픔을 극복하도록 도와주는 김경 작가의 만화 ‘남은 고양이(창비·1만8000원)’는 동화 같은 매력적인 그림과 깊은 연출력으로 빚어낸 따뜻한 만화다. 소설가 은수네 집 고양이 ‘고선생’은 친구를 잃었고, 소설가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고선생은 커다란 상실감에 아무것도 못하는 은수를 위해 얼마 남지 않은 자신의 시간을 은수가 버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남겨진 것들을 모은다. 먹다 남긴 밥, 식은 컵라면, 짝 잃은 양말 등 ‘남은 존재들’이 인간을 위로하기 위해 특별하고 유쾌한 프로젝트로 가족의 사랑을 전달한다. 

 

 ▲다시 1학년 담임이 된다면

 박진환 선생님이 쓴 ‘다시 1학년 담임이 된다면(에듀니티·1만6,000원)’은 25년 베테랑 교사가 난생처음 1학년을 맡은 ‘1학년은 처음인데요’의 후속권이다. 학교생활이 처음인 아이들과 그런 1학년 아이들이 처음인 박진환 선생님이 보낸 사계절의 이야기다. 1학년을 맡은 뒤 매일 빠짐없이 작성한 교실 일기가 이 책의 근간이 되어주고 있다. 저자는 1학년을 처음 가르치는 교사, 여전히 1학년 교실이 힘겨운 교사들이 이책을 통해 1년의 수업살이를 한눈에 그려봄으로서 자기만의 교육과정을 자신감있게 만들어갈 수 있는 밑그림을 제시해주고자 썼다. 특히 현장에서 직접 써보고 검증해 알려주는 각종 수업도구와 자료들은 박 선생님이 직접 연구와 실천으로 만든 증거다.

 이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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