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에서 농사지으며 글도 쓰는 장영란씨가 쓴 어린이책 ‘안녕, 밥꽃’
무주에서 농사지으며 글도 쓰는 장영란씨가 쓴 어린이책 ‘안녕, 밥꽃’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2.2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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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에도 꽃이 핀다는 사실을 아세요? 옥수수, 배추, 콩도 꽃을 피우냐고요?

우리가 날마다 먹는 밥, 그 밥이 되는 벼에도 꽃이 핀다는 이야기가 신기하게 들린다. 보통은 열매를 중요하게 생각할 뿐, 장미처럼 화려하지 않은 그 꽃들에 대해서 주의깊게 관찰하지 않기 때문이다.

무주에서 농사를 지으며 글도 짓고 있는 장영란 작가의 시선은 달랐다. 그는 우리를 먹여 살리는 많은 곡식과 채소들의 꽃을 ‘밥꽃’이라고 이름 붙이고, 직접 농사를 지으며 만난 밥꽃 60여 가지를 10년간 글과 그림으로 남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밥꽃 7가지를 골라 담아 ‘안녕, 밥꽃(내일을여는책·1만4,800원)’을 펴냈다.

그가 골라 담은 밥꽃은 옥수수꽃, 벼꽃, 콩꽃, 오이꽃, 무꽃, 배추꽃, 시금치꽃 등이다.

책은 그렇게 잘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알지 못했던 식물 이야기들을 자연스럽게 펼쳐내고 있다.

 벼꽃 한 송이를 자세히 보면 꽃잎 대신 껍질 2개가 붙어 있는데, 꽃잎이 없어도 벼꽃은 꽃이란다.

 배추는 흔히 볼 수 있지만, 배추꽃은 좀처럼 볼 수가 없다. 배추가 꽃을 피우기도 전에 잎을 먹기에 배추의 목숨은 거기서 끝인 까닭이다.

 시금치는 꽃가루가 멀리까지 날아가지 못해서 암꽃과 수꽃이 가까이 있어야 한다.

 무꽃은 땅 한 줌 없이 접시에 물만 주어도 피어날 수 있다.

저자는 밥꽃에 관해 글을 쓰는 일이 쉽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그 중에서도 밥꽃 사진을 찍는 일이 쉽지 않았는데, 새벽마다 카메라를 챙겨 들고 나가야 했다고. 밥꽃이 져버리면 다시 피기까지 1년을 기다려야 했으니, 남다른 애정과 의지 없이는 완성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 덕분에 독자들은 씨앗이 땅에 심겨 싹이 트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고, 다시 씨앗이 생기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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