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필요한 것은
지금 필요한 것은
  • 이윤애
  • 승인 2020.02.26 1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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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부터 시작된 코로나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서 소강국면으로 접어드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주부터 특정지역에 소재한 종교기관과 병원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전국으로 전파되고 그 속도는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정부는 급기야 선제대응을 위해서 위기경보 최고단계까지 격상시켰다. 국민 모두가 패닉상태에서 질병관리본부의 발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리 지역에서도 추가로 확진자가 나오면서 이들의 동선이 나의 생활반경과 겹치지는 않았는지 점검해 보는 등 불안감을 감출 수 없다.

 각 급 학교가 개학을 연기하고 보육시설들은 휴원했다. 시민들은 여행이나 모임들을 취소하고 다중이용시설의 출입을 자제하며 생필품 구입은 주로 온라인 장보기와 배달방식으로 이뤄진다. 확진자가 다녀간 공간을 알려주는 모바일 앱을 다운받아 회피하게 되고 경조사 등에서도 사람간의 접촉을 최소화하려 노력하는 등 텅 빈 거리는 일상의 풍경이 되어 가고 있다. 우리 센터도 개강을 잠정 연기했다가 이번 주 재개하려 했던 교육강좌를 전면 폐강하고 당분간 기관차원에서 진행되는 각종 회의와 다중이 모이는 프로그램들을 취소해 지역사회 확산방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바람직하게도 개인들은 비과학적 근거나 가짜뉴스에 휘둘리지 않고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 기침 예절 등 행동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며 자발적인 방역에 동참하고 있다. 대다수 시민은 공동체의 이익과 안전을 우선하고 이 상황을 함께 극복하기 위해 차분하게 성숙한 모습을 보여준다. 전문가와 관계자들은 방역과 의료현장을 지키며 한 명이라도 더 감염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밤을 지새우고 한 명이라도 더 치료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런데도 무책임한 선동으로 불안과 혐오를 부채질하는 세력들이 있다. 코로나 확산을 우려해 집회를 금지했지만 죽음이 두렵지 않다며 아랑곳하지 않고 깃발 휘날리면서 광장에 모여드는 사람들이 있다. 시민의 불안을 앞장서서 잠재워야 할 정치권마저 선거를 앞두고 자기편의 세력규합을 위해서는 코로나혐오도 서슴지 않는 것을 보면서 황당하다 못해 분노가 치민다. 마치 이 사태가 더욱 악화하여야 상대편을 공격할 명분이 생기고 당사자들의 이득을 챙길 수 있다는 심산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지금 공포스러운 것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니라 어쩌면 이런 모습을 한 우리 안의 바이러스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매일 두 번씩 ‘코로나19’의 현황을 브리핑하기 위해 카메라 앞에 서는 이가 있다. 동그란 안경을 끼고 노란 점퍼차림의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다. 안정감 있게 현재까지의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기자들의 질문에 차분하게 응대한다. 정부의 대처에 신뢰감을 주는 장면이다. 초반의 상황이 진정되다가 갑작스럽게 사태가 악화하면서 감염자 격리 및 치료뿐만이 아니라 고려되어야 할 변수들이 확장되고 정부 대응책의 차원이 복잡해지면서 정본부장의 모습도 많이 수척해졌다. 관련기사에는 그의 건강을 염려하거나 응원하는 댓글들이 넘쳐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위기를 극복하자는 성숙한 시민의식과 연대 그리고 현장에서 싸우는 사람들을 응원하는 것이다. 온라인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고마워요 질병관리본부’ 해시태그(#)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사회적 신뢰를 쌓아가는 것은 누군가의 노력과 헌신이 필요하다며 최전선에서 노력하고 있는 분들에 대한 격려가 이어진다. 한편에서는 ‘힘내요 대구 경북’에 해시태그를 달며 코로나 극복을 위한 응원과 함께 실제 성금과 구호물품들이 날개를 달고 답지한다고 한다. 전국의 의료진들이 대구로 모여들고 유명연예인들은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의 기부에 동참한다는 소식도 들린다.

 우리가 길을 잃지 않는 것은 스스로 빛을 내는 사람들이 옆에 있어서이다.

 이윤애<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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