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린 만큼 거둔다
뿌린 만큼 거둔다
  • 송성환
  • 승인 2020.02.25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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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빛의 속도는 1초에 약 30만km를 이동한다. 지구 7.5바퀴를 도는 것과 같다. 아인슈타인도 빛이 세상에서 가장 빠르다고 했다. 그렇다면 지구상에서 빛의 속도 보다 빠른 것은 없을까?

 빌 게이츠는 빛의 속도보다 생각의 속도가 앞선다고 했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빛의 속도에 생각이라는 개념을 정립한 것이다.

 생각의 속도를 넘어서는 것은 없을까? 생각의 속도를 뛰어넘는 것은 바로 ‘창조적 파괴’라고 한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CEO들의 경영철학에도 창조적 파괴가 담겨있다. 이는 발상의 전환, 즉 ‘창의력’으로 생각의 속도보다 앞서고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계절을 알리는 3월은 한 해의 계획을 꼼꼼히 챙기면서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하는 시기다. 전북은 작년 한 해 도민의 50년 숙원인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을 확정했고 새만금 신항만 규모 확대와 재정사업 전환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미래 친환경 상용차 거점 기반 확보와 대한민국 탄소 산업 수도로 도약하는 발판도 마련했다.

 또한, 2022년 아·태 마스터스 대회 유치에 이어 전북 군산형 일자리 상생협약 체결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했다. 무엇보다 2년 연속 국가 예산 7조 원대를 달성해 대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2020년 도정 역점시책은 농생명산업과 미래 신산업 육성, 지역 민생경제 활력 제고와 여행 및 체험 1번지화, 세계잼버리 준비, 그리고 새만금 개발, 지역 맞춤형 특화 균형 발전 등이다.

 이 같은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전라북도는 ‘자강불식’의 각오를 다졌다. 어려운 전북의 경제적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쉬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자는 의지의 표현이 담긴 것이다.

 그런데 전북을 둘러싼 경제 여건이 녹록지 않다.

 전라북도는 조선과 자동차산업 및 지역경제 회복을 위해 정부가 지정한 군산 산업 위기 대응 특별지역 기간이 오는 4월 만료됨에 따라 기간 연장을 신청한 상태다. 전라북도의회도 지정 연장을 촉구하는 건의안을 채택해 힘을 보탰다. 정부가 전국 최초로 군산지역을 산업 위기 대응 특별지역으로 지정해 다각적인 지원에 나섰으나 여러 악재 때문인지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질 않고 있다.

 두 해 전 시작된 조선과 자동차산업 위기는 군산과 전북지역 경제 위기로 확산하면서 실업증가라든지 소비감소, 그리고 인구 유출 등의 피해로 이어져 산업 위기 대응 특별지역으로까지 지정되기에 이르렀다.

 여기에다 최근에는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지역 상권마저 위축된 상태다. 게다가 지역 산업계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OCI 군산공장이 경영적자를 이유로 주력상품 사업을 포기하는 것으로 알려져 구조조정 등이 불가피해 보인다. 여기에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과 군산 타타대우 상용차공장도 경제 악재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지역경제가 더 악화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우리 속담에 ‘농부가 봄에 씨앗을 뿌리지 않으면 가을에 거둘 것이 없다’는 말이 있다. 많이 심는 자는 많이 거두고 적게 심는 자는 적게 거두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심고 뿌린다는 것은 땀과 정성, 노력과 집중이 필요하다. 땅은 농부에게 보고(寶庫)다. 한 알의 씨앗이 땅에 떨어져 썩어야 많은 열매를 얻을 수 있다. 한 알의 밀이 땅에 심겨지지 않으면 항상 한 알 그대로다.

 민선 7기 전라북도는 올해 8대 도정 역점시책과 함께 10대 핵심프로젝트를 제시했다. 많은 열매를 거두기 위해서는 사고의 전환도 필요하다고 본다. 잠재된 행정력을 발휘한다면 어려운 경제 상황을 극복해 낼 수 있다. 대규모 사업 만이 능사는 아니다.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도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하면 된다.

 전북의 미래는 빛과 생각의 속도를 뛰어넘는 창조적 파괴, 창의력이 발휘돼야 한다.

 

 송성환 <전라북도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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