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방재시설 보완대책 서둘러야
터널 방재시설 보완대책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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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2.2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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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원 사매2터널 내 교통사고로 대형참사가 빚어지면서 터널 내 방재 시설 설치 기준 강화 등 안전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지난 17일 낮 12시 23분께 순천~완주 간 고속도 상행선 남원 사매 2터널에서 25t 탱크로리와 트레일러 화물차 등 30여 대가 잇따라 추돌하는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사고와 함께 불이 나면서 5명이 목숨을 잃고 43명이 부상을 입는 대형참사가 빚어졌다. 시커멓게 타버린 채 앙상한 뼈대만 남아있는 차체와 참혹한 사고 현장은 재난 영화 같은 참상을 웅변해 준다.

사고 순간이 찍힌 동영상을 보면 속수무책이었다. 터널로 진입한 군용 트레일러를 화물차가 추돌하며 1차 사고가 발생한다. 이어 승용차 몇 대가 차례로 멈춰서는 순간 다른 승용차들이 가볍게 추돌하는 가벼운 사고가 이어졌다. 그 이후가 문제였다. 질산을 실은 25t 탱크로리가 속도를 줄이지 못한 채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멈춰선 차들을 덮쳤다. 이어 또 다른 탱크로리가 사고 차들을 추돌했고 뒤이어 대형 곡물 트럭이 탱크로리를 들이받으면서 불길이 치솟는다.

순식간에 터널 안은 불길과 검은 연기에 뒤덮이면서 아비규환이 됐다. 사고 현장에서 수습된 시신 3구는 훼손이 심해 신원 확인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한다. 운전자들의 안전운전 의무 위반 등 안전 불감증과 터널 안전시설 미비가 겹치면서 대형 참사로 확대된 것이다.

국토교통부의 도로·터널 방재 시설 설치 관리 지침에 1㎞ 미만의 터널은 소화전 설비, 물 분무 시설, 제연 설비, 자동 화재 탐지 설비 등 방재 시설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다. 길이가 710m인 사매2터널은 스프링클러 등의 시설 설치 대상에서 빠져 있었다.

도내 터널 10곳 중 7곳 이상이 방재 시설 설치 대상이 아니라고 한다. 언제든지 사매2터널 같은 참사가 반복될 수 있다. 도내 터널 43곳(86개) 중 제연시설 등이 갖춰진 터널은 1km 이상 7곳(14개) 등 11곳(22개)에 불과하다. 소화전 설비와 제연 설비 등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터널이 32곳 64개에 달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이지만 이제라도 방재 시설 설치 대상 터널을 확대해야 한다. 또한 터널 구간 자동제설(열 설도로) 등 안전대책을 강화해 재난 같은 대형교통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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