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좌관의 눈에 비친 정치인…양재원 씨 ‘이낙연은 넥타이를 전날 밤에 고른다’ 출간
보좌관의 눈에 비친 정치인…양재원 씨 ‘이낙연은 넥타이를 전날 밤에 고른다’ 출간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2.19 18: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글은 사전에 NY에게 보여주고 검열을 받거나 기획하지 않았다는 것을 밝힙니다. 최대한 포장이나 과장을 하지 않고 담담히 얘기하자는 결심을 항상 옆에 두고 글을 썼습니다. 그래서 호칭도 존칭이 따라 붙지 않는 ‘NY’라고 적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온 양재원 전 총리실 민원정책팀장이 책을 썼다. 자신보다 NY를 더 모르거나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들이 그를 평가하는 것을 보면서, 가까이에서 보고 겪은 일들을 대중에게 제대로 알리는 일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했기 때문이란다. 담담하게 그 뜻을 밝히고 있는 저자의 문장과 행간을 굽어 살피니 진정성이 느껴진다. 굳이 색안경을 끼고 읽을 필요가 없다는 독자의 판단이 섰으리라.

 그렇게 세상에 나온 ‘이낙연은 넥타이를 전날 밤에 고른다(북콤마)’는 우선 재미있다. 정치가 희망과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기대의 끈을 쥔 채 사법고시도 포기하고, 국회와 행정부에서 고군분투한 평범한 청년의 솔직담백한 입담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나온 수많은 정치인들의 책 중에서 측근 보좌관이 꼼꼼히 지나온 일을 복기한 책이 드물다는 점에서도 호기심이 생긴다.

 저자는 10년 동안 NY를 곁에서 지켜본 감회와 기억을 통해 한 정치인의 진면목을 담아내고자 했다.

 특히 저자의 주관적 시각에 머물기 보다는 NY를 가까이에서 보좌했던 사람들 30여 명과 관련 공무원들의 증언과 사례, 후일담을 모아 객관성을 담보하고자 한 점이 주목된다.

 책은 모두 4부로 이뤄져 있다. 1부 ‘내 인생의 이낙연’에는 저자 개인의 관점이 깊게 투영돼 있다. 이 전 총리의 일상에 가까이 다가가 살핌으로써 그 행동의 뼈대와 삶의 원칙을 파악한다.

 2부 ‘보좌관, 이낙연을 말하다’도 그의 역정 이면을 들여다보고 있지만, 일정한 거리를 두고 바라봤다는 점에서 1부와 다르다. 주제와 관련된 일화를 보좌진 및 주변 인물들과의 대화, 회상, 저작물, 언론 기사 등과 곁들여 소개했다. 기존에 공개되지 않는 다양한 사진들도 있어 흥미롭다.

 3부 ‘이낙연 아카데미’는 총리실 공무원들이 바라본 모습을 담았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최장수 총리’로 재직하는 동안 대한민국 행정이 국민을 높이는 쪽으로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실무진들의 목소리를 통해 재구성했다.

 4부는 이 전 총리가 SNS에 올린 책들을 정리해서 소개한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책을 놓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바탕에는 과거와 대화하고, 오늘을 이해하며 미래를 내다보려는 노력이 자리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NY와 같은 진심을 실천하고 구석구석에 전달하는 이들이 사회 곳곳에 늘어서 우리 사회가 좀 더 따뜻하고 살기 좋은 곳이 되길 희망합니다. 그것이 반드시 정치의 영역이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 모두가 현재 서 있는 그곳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자가 마지막에 남긴 이야기가 바로 이 책의 주제다. 정치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잊지 않고 살아가는 일이 중요하기에….

 김미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