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사매터널 사고 현장스케치> 참혹한 사건 현장 전쟁터 방불 아수라장
<남원 사매터널 사고 현장스케치> 참혹한 사건 현장 전쟁터 방불 아수라장
  • 김기주 기자
  • 승인 2020.02.18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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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오전 남원시 순천~완주 고속도로 상행 방향 사매 2터널 입구. 터널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캐한 냄새로 진동했다. 이곳은 전날 터널 내에서 31중 추돌 사고 발생으로 48명의 인명피해를 낸 사고 현장이다.

 사고가 발생한 지 하루가 지났지만 현장은 여전히 전쟁터 같은 아수라장이었다.

 터널 진입구 앞에는 경찰통제선이 설치된 상태였고 도로 위에는 검게 그을린 잔해물이 가득했다. 또 터널에서 견인된 화물차들은 도로 갓길에 널브러진 상태였고 몇몇 차량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찌그러져 있어 전날 사고의 참혹함을 짐작게 했다.

 터널 내부에는 하얀 방제복을 입은 소방 관계자 등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사고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경찰·소방·국과수 등의 합동 감식이 이뤄지고 있었던 탓이다.

 현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아직도 터널 안에는 불에 탄 탱크로리 3대가 남아있는 상태였다.

 이날 오전부터 진행된 합동 감식은 사고 발생 원인부터 화재가 발생 원인, 질산 누출량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하고 있었다.

 현장 감식이 진행되는 동시에 이번 사건과 관련해 간단한 브리핑도 이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고로 연루된 차량이 31대에 달한다”면서 “이 사고로 질산을 싣고 운전하던 탱크로리 운전기사 A씨 등 5명이 사망하고 43명이 다쳤다”고 말했다.

 브리핑 내용을 요약하자면 사고 당시 터널 안에서 군(軍) 장갑차를 실은 트레일러를 뒤에서 대형화물차가 들이받으면서 1차 사고가 발생했다. 이어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해당 차량이 터널 갓길에 정차했지만 뒤따라오던 승용차 등 차량 11대가 잇달아 추돌했다.

 여기에 질산을 싣고 달리던 탱크로리가 SUV 차량을 들이받으면서 전도됐고 뒤에서 달려오던 PVC탱크로리와 곡물차량이 잇달아 추돌하면서 화재로 이어졌다. 여기에 승용차 등 20여 대가 속도를 줄이지 못한 채 그대로 앞 차량을 그대로 들이받은 것이다.

 사고 충격으로 탱크로리에서 불이 나면서 실려 있던 질산 1만 8천리터를 태우며 유독가스를 뿜어내 현장을 더욱 어지럽게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밝혀내기 위해 사고 관련자를 모두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더불어 눈길 미끄럼이나 과속 여부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확한 사고 원인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남원경찰서 서승현 경비교통과장은 “탱크로리 전도 이전에도 11대의 차량이 뒤엉켜 크고 작은 1차 사고가 발생한 상태였다”며 “사고 관련자 조사와 현장감식을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김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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