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명의 사상자가 난 순천~완주 고속도로 사매 2터널에는 기본적인 환기·소화시설도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화재 초기 대응과 관련해 현장에는 50m 간격으로 비치된 소화기가 전부인 것으로 나타나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현행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길이 1㎞ 이상 터널, 위험도 2등급인 터널에 대해서만 제트팬을 설치하도록 규정됐다.
하지만 사매 2터널은 길이가 710m에 불과하고 터널 등급도 3등급에 해당해 옥내 소화전 설비, 물 분무시설, 제연설비, 자동화재탐지설비 등은 의무 설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해당 터널에는 소화기와 비상경보설비, 긴급전화 CCTV 등 기본 시설만 갖췄던 것이다.
일각에서는 터널에서 발생한 사고는 구조적 특성상 대형사고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소화·환기시설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사고 당시 현장에 출동한 한 소방 관계자는 “사고 현장은 이미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진 불과 자욱하게 깔린 연기로 터널 진입조차 쉽지 않은 상태였다”면서“터널 내부에 소화·환기시설이 갖춰졌다면 초기 대응에 더 쉬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국토부 지침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 터널 내 시설물을 자발적으로 설치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고 말했다.
김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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