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학생 관리 위한 정부와 대학의 유기적 협조
중국 유학생 관리 위한 정부와 대학의 유기적 협조
  • 김현수
  • 승인 2020.02.18 1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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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코로나. 모두 21세기에 인류의 안전을 위협했거나, 현재 위협하고 있는 전염병들이다. 이 중 가장 먼저 유행한 사스의 경우 2002년에 중국 남부 광둥성 지역에서 처음 환자가 보고된 후, 우리나라를 포함한 15개국에 전파되어 775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였으며, 2009년에 멕시코에서 시작된 신종플루는 전세계적으로 퍼져 나가 163만명의 감염자와 2만명에 가까운 사망자를 발생시켰다. 신종플루의 경우에는 국제보건기구로 하여금 비상사태를 선포하게 할 정도로 그 확산의 정도가 컸다. 비교적 최근인 2015년에는 우리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한 메르스 대란이 있었다. 메르스 바이러스는 2012년 처음 분리되었는데, 원래는 중동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는 감염증이었으나, 중동을 방문하고 돌아온 우리 국민에게서 증상이 나타나면서 국가 전체적으로 퍼져나간 경우이다.

 이전에 발생했던 세 전염병의 경우, 우리 국민 또는 전세계 인류를 공포에 빠뜨리며 확산하게 되었던 원인은 공통으로 초기 대응이 부실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사스는 전염병 발생을 인지한 초기에 중국이 정보 공개를 하지 않은 상태로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며, 신종플루의 경우에는 초기에 질병에 대한 제대로 된 명칭에 대해서조차 혼선을 빚을 정도로 초기 혼란이 심했고, 국내에서 유독 심각하게 발생했던 메르스의 경우에는 초기 대응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의료시설을 통한 2차, 3차 감염을 통해 확산한 바 있다.

 이번에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코로나19)의 경우, 최초 질병의 발생지인 중국의 초기대응이 아쉬웠던 점은 이전에 발생한 전염병들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우리 정부의 대응은 불과 몇 년 전 메르스 사태 때 20개 이상의 의료시설이 감염되었던 상황과 비교하면 훨씬 잘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코로나 19 감염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된 여러 국가의 상황과 비교를 통해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감염자 숫자의 증가도 초기보다 주춤해지는 등 전체적으로 관리가 되어가는 것처럼 보이며, 특히 전라북도에서는 군산에서 한 명의 감염자가 발생한 이후 추가 확진자가 나타나지 않아, 느리지만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발생 이전의 분위기로 돌아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관리가 되어가는 듯한 코로나19 사태에 중요한 전기가 될 수 있는 요소가 있다면 1학기 개강이 다가오면서 중국으로부터 복귀하는 유학생이라 할 것이다. 국내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유학생의 숫자는 7만 명이라고 하는데, 이번 주부터 5만여 명이 개강을 위해서 입국하게 된다. 정부에서도 이들로 인한 전염병의 확산 가능성을 우려하여 대학 내 행사 개최 자제와 개강 연기를 권고한 바 있고, 어제는 중국에 남아있는 유학생들에게 휴학을 권고하는 발표가 있었다. 유학생들로 하여금 1학기 휴학을 하도록 하는 문제는 그 실효성에 대해 생각해봐야 하겠지만, 일단 입국한 유학생들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대학들이 개강 전 2주 동안 기숙사 또는 자가 격리를 하기 위해 개강을 2주 동안 연기한 상태이다.

 그런데 현재까지 발표된 교육부 지침이나 각 대학이 발표하고 있는 관리방안을 살펴보면 유학생의 자율적 격리가 가능할지 의문이 생긴다. 기숙사에 수용 가능한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관리가 용이하겠지만, 학교 주변 원룸 등에 머무는 학생들은 주거지를 벗어나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것을 막을 법적인 근거가 없다고 한다. 또한 기숙사에 입주한 학생들도 기숙사의 소독이나 학생들에 대한 검사 등 대학 자체의 인력과 자원만으로는 관리가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 있다. 특히, 최근 보고되고 있는 무증상 감염과 같은 특이한 질병 발생 양상은 좀 더 철저한 관리를 위한 중앙 정부 또는 지자체의 개입 또는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해 보인다.

 코로나 19 감염에 대한 국내외 매체들의 보도를 종합해보면 이전에 발생했던 전염병들에 비해 치사율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전염병의 심각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인 확산속도는 매우 빠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짧은 기간의 접촉으로도 감염의 위험이 크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질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자가 격리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의미한다. 어쩌면 유학생들로 인한 질병의 확산 가능성을 막는 것이 이번 코로나 19 사태를 잘 마무리하는 데 있어서 최종적이고 핵심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정부와 대학의 긴밀한 협조가 이루어지길 기대해본다.

 김현수<전북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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