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신성 폭발 임박설 ‘베텔게우스’ 광도 떨어지며 쪼그라들어
초신성 폭발 임박설 ‘베텔게우스’ 광도 떨어지며 쪼그라들어
  • 연합뉴스
  • 승인 2020.02.17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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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개월 사이 급격히 빛을 잃어 초신성 폭발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온 오리온자리의 알파성 ‘베텔게우스’(Betelgeuse)의 쪼그라든 새 이미지가 공개됐다.

 지구에서 약 700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베텔게우스는 언젠가 수명이 다하면 초신성으로 폭발할 적색 초거성으로, 그때가 멀지 않은 것으로 관측돼 왔다.

 특히 지난해 말 별의 밝기가 불과 몇개월 만에 평소의 36% 수준으로 떨어져 당장 내일이라도 폭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며 큰 관심을 받아왔다.

 베텔게우스가 초신성으로 폭발하면 지구와의 거리상 인류의 존폐를 위협할 정도는 아니지만 밤하늘의 보름달만큼 밝게 관측될 것으로 예상돼왔다.

 벨기에 루뱅대학 천문학연구소의 미귀엘 몽타르주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벨텔게우스의 이례적인 광도 저하를 규명하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칠레 북부 세로 파라날에 있는 유럽남방천문대(ESO)의 초거대망원경(VLT)을 이용해 베텔게우스를 관측해 첫 이미지를 공개했다.

 ESO에 따르면 연구팀은 VLT에 장착된 분광-편광 특수카메라인 ‘스피어’(SPHERE)를 이용했다.

 지난해 1월에도 이 장비로 베텔게우스를 우연히 관측해 별빛이 줄어들기 전과 후를 자세히 비교할 수 있었는데, 가시광으로 포착된 베텔게우스의 변화가 광도는 물론 형태에서도 뚜렷한 것을 확인됐다.

 지난해 1월에는 밝은 부분이 원 형태로 포착됐지만 최근 이미지에서는 북쪽에서 반원보다 작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천문학에 관심이 많은 이들 사이에서는 베텔게우스의 광도 저하가 초신성 폭발 임박을 의미하는 것인지에 관심이 높았지만, 천문학자들은 베텔게우스의 초신성 폭발이 시작된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연구팀도 초신성 폭발 임박설보다는 다른 두 가지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몽타르주 박사는 “극히 예외적인 항성 활동으로 표면이 부분적으로 식었거나 지구 쪽으로 먼지가 분출된 결과일 가능성 등 두 가지 시나리오에 초점을 맞춰 원인을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적색 초거성에 관한 지식이 아직 불완전하고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인 과정이어서 다른 놀라운 결과가 나올 수 있는 여지는 여전히 있다”고 덧붙였다.

 VLT는 스피어 이외에 ’비시르‘(VISIR)라는 적외선 카메라도 갖추고 있어 가시광부터 중적외선까지 포착할 수 있는데, 파리천문대의 페에르 케르벨라 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은 베텔게우스를 둘러싼 먼지들이 방출하는 적외선 이미지도 포착해 공개했다.

 이 이미지에서 불꽃을 닮은 부분은 베텔게우스에서 우주로 쏟아낸 물질에서 방출되는 것으로, 베텔게우스와 같은 적색 초거성은 초신성 폭발 이전에 표층을 우주로 날려버리는 불안정한 기간을 거친다.

베텔게우스를 연구해온 미국 빌라노바대학 천문학·천체물리학과의 에드워드 귀넌 교수는 뉴욕타임스와의 이메일 회견에서 몽타르주 연구팀이 포착한 쪼그라든 베텔게우스의 이미지를 “환상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베텔게우스를 관측해 온 것을 토대로 볼 때 광도 저하가 먼지에 가려져 초래됐을 가능성은 없으며 자체 항성 활동에 따른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태양처럼 베텔게우스 내부의 열핵에너지 덩어리가 대류에 의해 표면으로 끓어 올라왔다가 식은 뒤 다시 가라 앉으면서 별빛이 맨눈으로도 감지할 수 있을 만큼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귀넌 교수는 가능성이 낮기는 해도 태양이 11년 주기로 흑점이 늘어나는 것처럼 베텔기우스도 이런 흑점이 늘어난 결과일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베텔게우스의 광도 감소가 둔화해 지난주에 멈췄을 수 있다며 쇼가 이미 끝났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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