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희 명창, 22일 서울남산국악당에서 제자 6명과 5시간 완창
장문희 명창, 22일 서울남산국악당에서 제자 6명과 5시간 완창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2.16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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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초제(東超制) 판소리 ‘심청가’를 잇는 소중한 무대가 경자년의 봄을 부른다.

 동초제판소리보존회와 장문희판소리연구소는 22일 오후 2시 서울남산국악당에서 ‘사백연가(詞伯連歌) - 동초의 길을 잇닿다’를 올린다.

 이번 무대는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 수석인 장문희 명창과 그의 문하생들이 꾸미는 시간이다.

 ‘사백(詞伯)’은 장 명창의 아호다. 장 명창은 오래전부터 이러한 무대를 꿈꿔왔으나 첫 걸음을 내딛는 아이의 걸음마냥 그저 조심스럽고, 아직도 배움이 부족한 것 같아 망설이기를 반복하다 더이상 미뤄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용기를 냈다.

 동초(東超) 김연수(1907∼1974)의 길을 따르는 후학들의 목소리로, 전통소리의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각오인 것이다.

 전주 아닌 서울을 첫 무대로 택한 것도 전주하면 소리라는 자부심을 보다 널리 알려야겠다는 사명감에서일지 모른다. 그러한 의미에서 ‘사백연가’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무대라는 점이 반갑다.

동초제는 김연수 명창이 서편제와 동편제의 좋은 점을 취해서 새로 정리한 다섯 바탕을 가리킨다. 동초제는 가사와 문학성을 중시해 사설과 가사전달이 정확하고 너름새(발림)가 정교하며, 부침새(장단)가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동초제 판소리의 맥은 오정숙, 이일주, 장문희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 장 명창과 그의 제자인 박수현, 조혜진, 김나영, 김유정, 박성희, 정지우 등 7명의 소리꾼이 무려 5시간에 이르는 심청가를 완창한다.

 전체적인 공연 구성은 심청의 탄생과 성장부터 심 봉사가 눈을 뜨는 대목까지를 시간순으로 담아낼 예정이다. 장 명창이 1시간 30분 동안 먼저 노래를 부른 후 제자들이 3시간 정도를 이어받고, 마지막 30분을 장 명창이 장식한 뒤 심청가 중 ‘후일담’을 전출연자가 나누며 동초제 판소리의 깊은 맛을 전달할 예정이다.

 고수에는 조용수 국립창극단 기악부 악장과 전준호 전북도립국악원 고법 교수가 나서며, 윤중강 국악평론가가 사회를 맡았다.

 장 명창은 “수많은 인연들과 소리에 몸 담은지 강산이 세 번은 족히 변했고, 켜켜이 쌓아온 땀과 눈물을 닦아줄 진실한 인연 앞에 고백한다”며서 “힘이되어준 모든 분들의 주신 온정에 감사드리며 잘 보존하고 다듬어 지키겠다”고 말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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