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질 거야?” 코로나19 막무가내 진담 검사 요구 의료계 ‘진땀’
“책임질 거야?” 코로나19 막무가내 진담 검사 요구 의료계 ‘진땀’
  • 김기주 기자
  • 승인 2020.02.13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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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전북대학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진수당 강의실 화장실 등 방역 및 소독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신상기 기자
기사와 관계 없음. 전북도민일보 DB.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갖춘 전북지역 의료기관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코로나 검사 대상이 되는 의사환자 기준이 마련됐지만 이에 해당하지 않은 내원객이 막무가내식으로 검사를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검사대상 기준은 중국을 방문한 후 14일 이내에 발열 또는 호흡기증상(기침, 인후통 등)이 나타나거나 확진 환자의 증상 발생 기간 중 밀접하게 접촉한 후 14일 이내에 증상이 나타난 자 혹은 의사의 소견에 따라 코로나19가 의심되는 경우 등이다.

 누구나 진단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의사환자 기준에 해당하거나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필요한 경우에만 검사가 진행되는 것이다.

 하지만 경미한 증상에도 본인이 원하면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해 병원을 찾는 내원객이 끊이지 않다는 게 지역 의료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선별진료소를 갖춘 전주 모 병원 관계자 “검사대상이 확대된 지난 7일 이후로 코로나19 감염 진단 관련 내원객이 5배 이상 늘었다”면서 “일반 의료기관에서는 발열이나 기침 증세가 있으면 무조건 보건소나 선별진료소가 있는 병원으로 안내하고 있어 내원객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일부 내원객은 코로나19 진단 검사 관련된 비용을 개인적으로 지불하겠다며 검사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어 일선 의료진들은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호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막무가내로 검사를 원하는 내원객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진단검사가 만만치 않은 점도 의료진들이 힘겨워 하는 부분이다.

 코로나 진단 검사 시 감염 우려가 있기 때문에 검사를 진행하는 의료진은 개인보호구(전신보호복 등)를 착용해 채 검체를 채취해야 한다.

 또 검체를 채취한 뒤에는 다른 환자 검사를 위해 소독은 물론 음압 공조를 시행해야 하는 탓에 매번 검사마다 최소 1시간 이상의 준비 시간이 소요된다.

 도내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일반 감기나 미세한 발열 증사임에도 불구 선별진료소를 찾는 경우도 많다”면서 “일부 내원객은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고도 불안해 또다시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검사를 안 해주면 ‘책임질 거냐’는 핀잔을 듣기도 한다”면서 “검사를 요청하는 내원객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아 정부의 명확한 지침이 필요한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김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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