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래반을 마무리하며
달래반을 마무리하며
  • 진영란
  • 승인 2020.02.13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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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아, 경륜, 아인, 유연, 유민, 율성, 정경, 태석, 준성, 성규, 서원, 지성, 예준, 찬우, 승헌, 민혁, 다니엘, 태연, 주혁.... 개성 넘치는 너희들의 이름을 가만히 불러본다.

 1학년 때 이갈이를 하느라 대문 이빨이 빠지고, 귀여운 혀를 내밀며 방긋 웃던 아가 같던 너희들이 벌써 5학년이 될 준비를 하는구나. 우리가 2년 동안 헤어져 있다가 다시 만났을 때, 선생님은 정말 기뻤단다. ‘나들이를 가요.’, ‘많이 놀아요.’, ‘핀란드 수학책으로 공부를 해요.’ 기대도 되고 더 설레기도 하고 말이야.

 너희들의 바람대로 맘껏 나들이도 하고, 이제는 학교 놀이가 된 십자 놀이도 엄청 했지. 즐거웠어.

 나들이하면서 사회공부도 하고, 미술공부도 하고, 수학, 국어도 열심히 공부한 거 기억나니? 우리 학교 선배님들 인터뷰하면서 국어랑 사회 공부 하고, 학동마을에는 4번이나 가서 채은석 할아버지, 추봉선 할머니를 만났잖아. 할머니도 우리를 무척 만나고 싶으셔서 정류장에까지 마중 나와 계셨고 말이야. 우린 할머니 할아버지를 위해서 선물도 준비하고, 정성껏 편지도 썼었지.

 농사도 빼 놓을 수 없는 즐거운 공부였어. 진딧물을 없애야하나? 말아야하나? 열띤 토론을 하고 우리 모두가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난황유도 만들어서 뿌렸지. 올해 토종생태텃밭 공부를 하면서 선생님도 많은 것을 배웠단다. 사람과 자연이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말이야.

 이제는 우리 학교의 전통이 된 단오도 무척 즐거웠어. 이제는 선배티가 제법 나더라. 동생들 가르쳐 주느라 자기 것을 못 챙겨도 서운해 하지 않고 말이야. 유치원 동생들, 1,2학년 동생들을 살뜰히 챙기는 그 마음 참 예뻤어.

 비 맞으면서 걸었던 둘레길,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걸었던 고원길, 그리고 벚꽃길... 나들이는 늘 즐거웠어.

 뭐니뭐니 해도 우리가 올해 가장 잘 한 일은 ‘직업놀이’를 2번이나 한 거야. 너희들이 제안하고 계획하고 스스로 수업을 이끌어나가다니 정말 놀라웠어. 우리 달래, 전진반의 그림 솜씨는 또 어떻고?

 너무너무 개성 넘치고, 똑똑한 우리 달래반! 달래는 너희들과 함께 한 시간을 잊지 못할 거야.

 수많은 활동과 체험을 할 때마다 스스로 질문을 정하고, 탐구하고, 함께 배웠던 그 기쁜 순간들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어. 그리고 곁에 있는 친구의 소중함도 잊지 말고!

 고마웠어.

 2020. 2.6. 달래가

 

 진영란 장승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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