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전주 만들기 씨앗에서 파릇 파릇 새싹이 돋아난다
지속가능한 전주 만들기 씨앗에서 파릇 파릇 새싹이 돋아난다
  • 남형진 기자
  • 승인 2020.02.12 1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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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가 그동안 지속가능한 전주를 만들기 위해 뿌려놓은 씨앗에서 파릇 파릇한 새싹이 돋아나고 있다.

12일 전주한옥마을 건물주들이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낮춰 세입자의 고통을 나누로 한 것이 출발점이 돼 앞으로 공동체 정신 회복을 통한 한옥마을 전체가 지속가능한 여행지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것이라는 기대감을 낳고 있다.

또한 이번 한옥마을 건물주들의 자발적인 임대료 인하 조치는 가열된 상업화와 둥지내몰림 현상(젠트리피케이션) 등의 우려를 말끔하게 해소시킬수 있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 한옥마을에서 시작된 공동체 정신 회복 운동이 지역 전체로 퍼져나가 전주가 지속가능한 도시로 나아갈 수 있는 든든한 토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발적인 임대료 10% 이상 인하 ‘통 큰 결정’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전주한옥마을은 국내에서 가장 한국적인 정취를 지니고 있다는 강점 때문에 국내외로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연간 국내외 관광객 1천만명 이상이 찾고 있다는 점이 그 증거다.

하지만 전주한옥마을은 급속한 상업화로 인해 최근 수년 동안 임대료의 가파른 인상이 초래되면서 상당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이 나오기도 했다.

정점을 찍은 높은 임대료로 인해 빈 점포가 늘어날 경우 관광객 감소와 인근 상인들의 연쇄적인 몰락이라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우려 속에서 전주한옥마을에 위치한 14명의 건물주들이 상생선언문을 통해 한옥마을의 지속발전과 코로나19 사태를 함께 극복하겠다며 임대료를 한시적으로 인하키로 한 것은 그야말로 통 큰 결정이 아닐수 없다.

이들은 코로나19 확산과 여행객 감소로 급격히 위축된 한옥마을 상권 위축과 매출 감소 등에 따른 세입자들의 어려운 상황을 함께 나눈다는 취지로 상황 종료 시점을 감안해 3개월 이상 임대료의 10% 이상을 인하키로 했다.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임대료가 형성된 한옥마을의 특성상 세입자들의 경제적인 부담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 건물주들은 임대료 인하기간을 ‘3개월 이상’으로 못을 박았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세입자들의 어려움을 줄여주기 위해 이번 결정을 내렸지만 사실상 위축된 여행 소비가 회복될 때까지 임대료를 인하함으로써 세입자들의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자발적 임대료 인하를 결정한 건물주들은 이와 함께 전주한옥마을 구성원들의 공동체 정신을 강화하는 동시에 더 많은 건물주의 상생협약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여행지로써 품격을 높여나간다는 각오도 다지고 있다.

 

■자발적 참여속에 영글어가는 지속가능한 전주

이번 한옥마을 건물주들의 임대료 인하라는 통 큰 결정이 있기까지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쳐온 전주시 뿐만 아니라 앞서 ‘착한’ 임대문화 정착을 위해 앞장서 동참해온 전주지역 부동산 중개업소, 객리단길 등 구도심 건물주, 첫마중길 건물주 등의 사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전주시는 관내에서 건전하고 투명한 부동산 중개문화 정착에 앞장서고, 적정 임대료만 받는 한옥마을 7개 공인중개사와 객리단길 8개 공인중개사 등 지역 내 부동산 중개업소 49개소를 ‘사회적부동산 중개업소’로 지정한 바 있다. 이들은 전주한옥마을과 전주객사길(객리단길) 등 사람들이 모여들고 상권이 되살아나면서 임대료 상승이 우려되는 지역의 상권 보호를 위한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공동체 상생발전 공감대 확산을 위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한옥마을 주민과 상인들로 구성된 ‘한옥마을 어진포럼’과 ‘한옥마을 비빔공동체’ 등도 전주한옥마을을 지속가능한 여행지로 만들기 위해 다채로운 문화행사와 나눔행사 등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전주시는 이와 함께 임대료 상승 폭이 커서 젠트리피케이션 우려가 높은 구도심 전월세를 안정시키기 위해 해당지역 건물주들과 손을 맞잡고 ‘전주 원도심 상생건물’도 지정하고 있다. 상생건물은 향후 5~10년 동안 임대료를 동결함으로써 상인들의 안정적인 영업활동을 보장해주는 건물이다. 현재 경원동 동문거리 2곳과 한국전통문화의전당 인근 1곳, 다가동 걷고싶은거리 1곳, 고사동 객사길(객리단길, 영화의거리) 2개 건물 등 6개 건물(상가 26호)이 참여하고 있다.

첫마중길 조성과 전주역사 신축, 덕진보건소 신축, 전주 역세권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시너지를 내면서 전주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떠오른 첫마중권역도 마찬가지다. 첫마중권역 건물주와 임차인들도 전주시의 꾸준한 설득과 노력 속에 지난 2018년부터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적정 임대료를 유지키로 하는 상생협약을 이어오고 있다.

 

■전주, 지속가능한 글로벌 여행도시로

전주한옥마을은 해마다 1천만명 이상이 찾을 정도로 매력을 지닌 장소다. 전주한옥마을이 국가대표 여행지가 되면서 여행객들의 소비가 관광산업과 지역경제 성장을 이끌며 끄는 원동력이 됐다.

전주시는 이번 전주한옥마을 건물주들이 상생선언을 통해 임대료를 낮추기로 결정한 만큼 상인들의 부담이 줄어들고, 음식과 제품, 서비스의 질 저하 우려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전주한옥마을은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다가 젠트리피케이션 등으로 인해 상권이 몰락한 경리단길처럼 여행객이 찾지 않는 점포가 늘어나 비어지고 불 꺼진 한옥마을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았다. 임대료 상승이 서비스 질 저하를 불러오고, 이는 소비자 불만과 관광소비 위축으로 연결돼 여행객이 찾지 않는 점포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주시는 한옥마을 건물주들의 이번 결정으로 인해 한옥마을 내 빈 점포가 줄어 여행객들의 다양한 소비욕구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최근 전주가 문재인 정부의 관광분야 혁신전략사업인 관광거점도시로 선정된 만큼 대한민국을 대표해 가장 한국적인 문화와 관광자원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세계적인 관광도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가 관광거점도시 선정으로 전주시는 향후 5년간 전주한옥마을을 중심으로 국비 500억원 등 총 13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시는 세계적인 도시들과 견주어 전혀 손색이 없는 전주다운 문화관광 저력을 널리 알리는 동시에 바탕으로 관광인프라와 관광콘텐츠를 채워 대한민국 대표 관광도시를 넘어선 글로벌 도시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는 말처럼 함께할 수 있는 도시가 진짜 좋은 도시이며, 어려울 때 함께 고통을 분담하는 것이 도시가 품격을 만들어 가는 과정일 것”이라며 “상생선언에 나서준 전주한옥마을의 사례가 ‘함께’라는 공동체정신이 도시 곳곳으로 퍼져 모두가 행복한 좋은 성장, 옮은 성장을 이뤄낼 수 있는 귀중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남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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