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복예술공장 ‘현재의 기억’展, 젊은 작가들의 생각이 공간따라 꽃피다
팔복예술공장 ‘현재의 기억’展, 젊은 작가들의 생각이 공간따라 꽃피다
  • 이휘빈 기자
  • 승인 2020.02.1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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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전주문화재단(대표이사 장정숙) 팔복예술공장에서 내달 1일까지 진행되는 ‘현재의 기억’ 전시가 많은 사람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팔복예술공장 창작스튜디오 2기 입주작가들의 1년간의 창작활동이 담긴 이번 전시의 제목 중‘현재’는 전주 지역에서 오고가며 경험한 것을 작가들이 예술적 직관과 방법으로 풀어낸 것을 말한다. 작가들은 거주인이자 외부인으로 보고 생각하고 표현하고 관계한 것들을 모아 전시를 보는 사람들에게 자신들이 느낀 감각을 나눈다.

 공장 전체를 가로지르는 전시는 동선을 따라 최은숙, 강민정, 김영란, 박진영, 최수련, 안준영, 강은혜 순으로 이어진다. 이 동선을 통해 작가들의 기획과 상상력, 창작력을 한눈에 마주할 수 있다.

 먼저 최은숙 작가의 ‘사물들’ 시리즈는 평등사회를 지향하는 요즘 사회에서도 버젓이 존재하는 위계를 주목했다. 인간관계속에서 계급을 알아보는 안정적인 외견들에 대한 신화를 갖는 것을 캔버스에 담았다.

 강민정 작가의 작품은 낯설고 뜨겁다. 작품 ‘조(jo)’는 전시장 가운데의 불길과 데운 돌·나무, 눌린 불꽃, 스크린으로 구성돼 있다. 조왕신으로 불리는 아궁이 여신에 대한 의무를 뒤집으며 세 명의 ‘조’로 나뉘어 스크린을 마주한 관람객들에게 이야기의 불씨를 안긴다.

 김영란 작가는 ‘두개의 방’으로 어머니의 방과 자신의 방을 구축했다. 작가의 어머니의 방을 한지와 식물, 사진으로 구성해 어머니가 꿈꾸던 자유와 자신의 모습을 동시에 둔다.

 박진영 작가의 ‘초인’ 연작은 현대의 인물들이 어떻게 ‘초인’이 되는지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한 흔적이 깊게 담겼다. 삶이 무거운 현대인들의 모습에서 무엇이 ‘초인’인가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하게 한다.

 최수련 작가의 ‘한글 세대를 위한 태평광기’는 수많은 한자들이 마주한다. 80-90년대 중국영화·드라마의 비통하고 우울한 동양 고전풍의 여인들 사이로 태평광기 귀신 편의 내용을 풀어 이미지와 활자가 함께 어우러진다.

 안준영 작가의 벽화 ‘나쁜 숨’은 마주하는 크기부터 숨을 낮추게 한다. 안 작가는 ‘혐오’라는 단어에서 시작해 ‘나쁜숨’, ‘어긋난 대화’로 벽화 작업을 진행했다. 이 숨의 흔적들은 어둠속에서 흐트러지면서 심리적 폭력들에 대해 한눈에 담긴다.

 강은혜 작가의 ‘Eternal Recurrence’는 선의 시작과 끝이 구분되지 않는다. 작가는 서울과 전주를 오가는 물리적·정신적 거리감을 공간 안으로 표현했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공간의 선들은 계속되어 반복되는 삶의 단면에서 시간과 기억을 선에 담았다.

 도내 서양화가는“이번 전시를 보며 팔복예술공장 창작레지던시에 모인 젊은 작가들의 열정과 아이디어가 한눈에 닿았다”며 “도내 작가들과 타지 작가들이 이번 레지던시를 통해 좋은 결과를 이뤘다”라고 평했다.

 한편 팔복예술공장은 ‘2기 FoCA입주작가 공개비평’을 가진다. 일곱 작가들과 더불어 문혜진, 양효실, 이영욱, 이윤희, 장석원, 전종현, 조은정 참여비평가 7명이 오는 15일, 21일, 22일에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대담을 갖는다. 전시 및 공개비평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팔복예술공장(www.palbokart.kr, 063-212-8801)로 문의할 수 있다.  

이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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