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선과 한복으로 우리 옷의 아름다움을 지키는 장정희 명인
침선과 한복으로 우리 옷의 아름다움을 지키는 장정희 명인
  • 이휘빈 기자
  • 승인 2020.02.10 1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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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한 계기로 시작한 자수, 이제는 어엿한 한복과 침선의 길을 걷는 명인이 있다. ‘사임당 한복’의 대표 장정희 명인은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 2호 최온순 침선장의 전수자이자 우리 한복 만들기의 즐거움을 함께 전달하고 있다. 전주 한지를 소재로 알록달록한 꼬까옷부터 고인을 보내는 수의까지, 우리 옷의 모든 것을 사랑하는 장 명인을 동문거리에서 만났다.(편집자주)

 “우리 옷은 우리 몸에 참 편할 뿐더러 아름다움이 공존하지요. 입는 옷에 따라 자신의 격을 높이구요. 우리 옷을 배우면서 더 많이 배우고 싶다는 것을 느껴요”

 자신은 아직 명인이라 불리기에 부족하다는 장정희(68) 명인은 수줍음이 많았다. 전주 출신인 장 명인은 서른 두살에 시어머니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에 자수학원에 등록했다. 친정이 세탁소를 하는 만큼 미싱에는 자신이 붙었고 시간이 많다 보니까 다른사람들보다 연습을 하게 되며 재미를 붙였다는 것. 점차 실력이 붙으며 제품을 도와주고 사람을 가르치다가 자수 학원강사로 일했지만 시어머니가 점차 눈이 침침해지면서 강사를 그만두고 집에서 자수를 두게 됐다. 사람들이 계속 찾아오자 ‘자격도 없이 가르친다’는 오명을 사고, 한편으로 자격증이라는 것을 알게 돼 36살부터 자격증을 도전하게 되었다.

 “자수로 점차 자신이 붙으면서 늦깎이로나마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도 졸업했어요. 무엇보다 제 자신이 당당하게 자격을 갖추고 싶었어요.”

 열심히 일하면서 장 명인은 옷에 대해 공부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예쁜 자수라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옷에 대해 알지 못하면 안된다는 것. 곳곳에서 자수 강연을 나가면서도 의상디자인을 공부하던 장 명인은 인연을 만났다. 무형문화재 제22호 최온순 침선장에게 사사받게 된 것.

 2007년 자수심사기능경기대회서 자수 심사장으로 가던 중 최온순 참선장 역시 한복 심사장으로 가는 김에 모시는 길에 선생님을 알게 돼서 쭉 사사했다는 장 명인은 2007년부터 2010년동안 지속적으로 가르침을 받으며 최온순 참선장의 이수증을 받았다. 더불어 우리 한지의 매력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가졌다.

 “전주 한지는 종이 뿐만 아니라 섬유에서도 아주 좋아요. 면 60%에 종이 40%이 섞이는데 몸에 닿으면 땀을 잘 흡수하고 부담이 없습니다. 실크와 섞여도 고급스럽고 아름다움을 유지하고요. 한지 소재로 단지 옷 뿐만 아니라 가방, 에코백 등 다양한 소품에서도 만능이랍니다”

 그 뿐만 아니라 장명인은 장례지도사 자격증까지 갖췄다. 최온순 침선장이 한지로 만드는 굴건제복을 배우면서, 상복을 입어야 하는 이들의 마음을 위해 장례지도까지 솔선수범해서 배운 것. 장 명인은 따로 수의를 맞추시는 분들에게 ‘가족들이 같이 오시라고 권한다’며 말했다.

 “두루마기 폭에, 치마 폭에, 직접 연필로 가족들이 남기고 싶은 말을 쓰면서 어른들은 부모님에 대한 사랑을, 어린이들은 효도를 배우게 되는 거죠. 그 과정에서 가족들이 서로를 생각하게 하는 거죠.”

 장 명인은 전주시 학습센터, 전통문화연수원 남원여성문화센터, 향교 전통문화연수원등서 우리 옷과 자수 체험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맡았다. 또한 한지로 철릭, 심의, 곤룡포 등을 만들고 전주시와 향교에 납품을 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장 명인은 학생들에게 우리 옷을 가르칠 때가 가장 즐거웠다고 밝혔다.

 “한지로 바지 저고리 만들기. 오방장두루마기 만들기. 앵삼과 복두, 어사화만들기를 통해서 직접 입고 쓰면서 즐거움을 알아가는 아이들의 얼굴이 참 좋아요”

 우리 아이들이 전통 복식을 입고 전통을 체험을 통해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을 배웠으면 한다는 장 명인은 앞으로도 아이들이 직접 옷을 만들고 입어보는 시간을 더욱 많이 가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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