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속 졸업식 하라는 도교육청
코로나 사태속 졸업식 하라는 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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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2.1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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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 코로나 여파로 온 나라가 전쟁처럼 총력 대응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전북도교육청이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졸업식을 계획대로 진행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정부도 신종 코로나 사태를 천재지변으로 보고 수업감축까지 허용하고 대학들도 학위 수여식과 입학식을 아예 취소하는가하면 개강 시기도 늦추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 학부모들의 민원이 있다는 이유로 평상시와 다름없이 졸업식을 갖도록 했다는 것이다.

 단계별로 평생 한번뿐인 자녀 졸업식이 격식을 갖춰 개최되는 것을 보고픈 학부모들의 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교육당국은 일각에서 민원이 제기됐다면 납득할 수 있도록 이해시키고 협조를 구하는 게 마땅하다.

그러나 전북도교육청은 군산지역을 제외한 감염병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지역은 졸업식·입학식을 처음 계획한 대로 정상운영 하라는 공문을 시달했다고 한다.

 지난달 말 ‘졸업식·입학식 등 반별 진행 권장’ 내용의 공문을 전달한 지 불과 8일 만에 지침을 손바닥 뒤집듯 번복한 것이다. 그렇다고 신종 코로나 사태가 수그러 들거나 상황이 호전된 것은 결코 아니다.

 졸업식이 당장 코앞으로 닥친 일선 학교 현장에서는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다시 의견수렴을 거쳐 결정을 해야 하고 반별 진행 권고에 따라 규모와 절차를 대폭 축소해 준비한 행사를 이제 와서 전체 행사로 개최하려면 시간도 촉박할 뿐만 아니라 많은 인원이 한곳에 모이는데 따른 안전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을 수도 있다. 오락가락하는 도교육청 지침에 혼란이 가중되고 난감한 처지가 아니라면 비정상이다.

긴급회의까지 거쳐 학부모들 참석까지 자제 해달라는 안내문까지 발송하고 졸업식 준비에 필요한 예산도 학급별로 편성했는데 졸업식을 대규모로 하라니 안 그러겠나. 대규모 졸업식을 갖도록 했다면 식장에 출입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감염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열감지 카메라 운영 계획이라도 세웠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도교육청은 “대규모 졸업식을 희망하는 학부모들의 민원이 수차례 제기됐고 학교장 판단 하에 결정하면 되는 일”이라며 남 말하듯 한다. 무책임한 처사다. 학부모들이 교육청 지침을 들이밀면 학교에서 어떻게 감당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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