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이후, 우리는 연결되어”…더 가열차게 마음과 뜻을 모은다
“미투 이후, 우리는 연결되어”…더 가열차게 마음과 뜻을 모은다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2.06 20: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북 문화예술계를 흔든 ‘미투’ 가해자들의 실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주에서 ‘미투’이후의 남은 과제를 논의하는 자리가 열렸다.

 6일 오후 4시 성평등전주에서 열린 집담회 ‘미투이후, 우리는 연결되어’에 참여한 발언자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겪은 어려움과 성과를 나누었다.

 이날 집담회는 전북여성문화예술인연대, (사)성폭력예방치료센터, 책방토닥토닥 등 서울과 전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26곳의 단체가 함께 연대해 성사됐다. 참가자들의 발언을 통해서 지역은 다르지만 한 자리에 모인 연극인과 활동가들이 미투 이후 경험한 지난 2년간의 시간이 매우 닮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2018년 2월 출범한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의 성지수씨는 “첫 모임에서 연극인 130여명이 한자리에 모였고, 현재 30여명의 실무진이 움직이면서 피해자와 연대하고, 지지자를 키우기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매주 월요모임을 시작해 지난해까지 이어가면서 자신의 피해사례와 방조했던 일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이어 성씨는 “이제는 한국연극협회 안이 아닌 밖에서 예술을 대변하는 목소리가 많아지고 있고, 현장에는 여성도 있고 청년도 있고 다원화되고 다양화된 목소리가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면서 “협회로 대변되지 않는 지역여성 창작자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강윤지 극단Y 연출가는 “‘해시태그 미투’, 저는 이 단어를 보면 여전히 가슴이 울렁거린다”면서 “이 단어는 연대와 지지의 상징인 동시에 낙인찍힌 고통과 괴로움의 상징이다. 때로는 분노를 동력 삼아, 동료들의 치유 목표로, 단순히 공연을 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페미니스트 연극인으로서 작품 발표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강 연출가는 “지난해 ‘344명의 썅년들’을 비롯해 극단Y가 발표한 모든 공연이 매진되는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냈다”면서 “여성서사가 무엇인지를 고민 중이지만, 여성서사를 만나고 싶어 하는 비연극인 관람객들이 만들어낸 성과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송원 배우다컴퍼니 대표는 “처음에는 가해자와 방관자가 미워서 미투 운동을 시작했고, 저를 드러내는 방식으로 밖에 할 수 없었는데, 저를 드러내고 나니 또 다른 피해자들이 제게 연락을 해왔다”면서 “그렇게 예전에는 피해자였지만 지금은 지지자가 되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가장 사랑하는 나의 동료가 여전히 변하지 않은 모습을 보고 있음을 숙제로 느끼며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예술인들을 찾고있다”면서 “우리 지역에도 발족된 전북여성문화예술인연대가 너무 느리게 가고 있는데, 열악한 지역문화예술계의 현실 속에 돈과 예산을 포기하고 마음만 가지고 가야하는 연대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권지현 성폭력예방치료센터 소장은 전북지역 문화예술계 성폭력 사건 대응과정을 중심으로 발언을 이어가면서 지난 2년의 시간을 정리했다.

 권 소장은 “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전북시민행동의 이름으로 활동을 이어가면서 미투 가해자들에 대한 검찰의 제대로 된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관련 포럼 등을 진행했다”며 “가해자들의 사과, 2차 피해 방지, 소속기관에서 징계를 하도록 압박을 하는 과정 등 거의 미투 관련 거의 모든 활동을 도맡아 하다보니 고되고 힘들었지만 많은분들이 함께 지지자가 되어주어 가해자들이 구속되었고 승리했다”고 회고했다.

 김미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