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을 담아 편지보내기
씨앗을 담아 편지보내기
  • 이길남
  • 승인 2020.02.06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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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우리의 희망

  쌀쌀해지긴 했지만 입춘이 지나면서 봄소식이 들려온다. 남쪽 지방에 매화꽃이 피어 상춘객이 몰려들고 있다고도 하고 물오른 버드나무 가지에서 버들강아지들이 뽀송뽀송 올라왔단다. 조만간 노란 복수초를 볼 수 있을 듯 하다.

  학교에서도 새 학년, 새 학기를 준비하느라 선생님들이 분주하다. 새로 들어올 1학년 신입생들을 맞이하기 위해 교실 정리는 물론 책상과 의자도 아이들 숫자에 맞춰 들여놓는다.

  한 학년씩 올라가는 아이들 마음도 풍선처럼 부풀어 있다. 같은 반이 되는 친구들은 누구인지, 새 담임선생님은 어느 분이실지를 생각하며 상상의 날개를 펴본다.

  새로운 시작은 희망을 꿈꾸게 한다. 마음 속에 목표나 희망이 있는 사람들의 표정은 밝다. 미래를 바라보기 때문이다. 가끔 과거를 뒤돌아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늘 과거 속에 사는 사람은 우울해지기 쉽다. 후회와 아쉬움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요즘 ‘씨앗 선물’이 인기다. 향기로운 꽃으로 피어날 꽃씨부터 베란다나 화분에 심을 상추, 무씨도 좋다. 편지봉투에 씨앗과 함께 정성껏 쓴 편지도 담아 보내면 특별한 선물이 되어줄 것이 분명하다. 씨앗을 선물하는 것은 희망을 선물하는 것이다. 씨앗을 땅에 심어 싹이 트는 것을 바라보며 가꾸다보면 생각지도 못한 많은 즐거움이 찾아온다. 씨앗 선물을 받은 지인은 아마도 고운 꽃이 피거나 열매가 달리면 고마운 마음에 사진을 찍어 보내줄 것이고 서로간의 정은 더욱 더 돈독해질 것이다.

  아이들은 미래의 씨앗이다. 우리의 사랑스런 아이들이 좋은 싹을 내고 쑥쑥 자라 멋진 나무나 꽃으로 피어나도록 어른들은 쉼없이 가꾸어주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씨앗도 메마른 땅에서는 자라나기가 힘들다. 성년이 되기 전까지는 부지런히 물과 거름도 주고 풀도 매어주고 가지도 쳐주며 가꾸어야 하는 것이다.

  또 이 아이가 어떤 씨앗인지 어떤 열매를 맺게 될지는 두고봐야 안다. 지금은 철부지 장난꾸러기 아이로만 보이지만 어떤 멋진 어른으로 성장할지 어떤 큰 일을 해낼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기에 모든 아이들은 다 소중하다.

  사람들은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大器晩成’(대기만성)이라는 말을 잘 쓴다. 큰 그릇을 만들려면 오래걸리는 것은 당연하다. 내 아이가 혹시 다른 아이들과 달리 더디다고 조급해하지 말고 기다려줄줄 아는 어른이 되어야겠다. 그리고 어른인 나부터도 아이들이 보고 배울만한 좋은 사람으로 잘 살아가고 있는지를 돌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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