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횡단보도 설치, 도로 공공성 해친다
무분별한 횡단보도 설치, 도로 공공성 해친다
  • 남형진 기자
  • 승인 2020.02.05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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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고속터미널에서 금암광장까지 가리내로 왕복 4차선도로 약 600미터에 횡단보도에 횡단보도가 6개가 설치되어 교통의 흐름을 방해하고 있다.   신상기 기자
전주고속터미널에서 금암광장까지 가리내로 왕복 4차선도로 약 600미터에 횡단보도에 횡단보도가 6개가 설치되어 교통의 흐름을 방해하고 있다. 신상기 기자

“보행자 안전도 생각해야 하지만 짧은 구간에 횡단보도를 지나치게 많이 설치하는 것은 도로의 공공성을 해친다는 점이 우선 고려돼야 합니다”

전주고속버스터미널에서 시외버스터미널을 거쳐 금암광장까지 이르는 600여m 구간에는 현재 횡단보도가 6개나 설치돼 있다.

평균 100m당 횡단보도가 1곳씩 설치된 것인데 이는 도로교통법상 횡단보도 이격 거리(200m) 규정에도 맞지 않는다.

해당 도로 구간은 하루 평균대형 정기 버스(고속, 직행, 시내)의 운행 횟수가 무려 2천100여 회(편도기준)에 달할 만큼 전주 시내에서 가장 교통량이 붐비는 곳이다.

최근 이 구간에 추가로 횡단보도를 설치해 달라는 민원(숲정이 성당 앞 교량 부근)이 제기되자 전북지역자동차노동조합이 “도로의 공공성을 해치는 편의주의적인 발상이다”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5일 전북자동차노조에 따르면 해당 구간은 도로 폭이 20m 정도의 왕복 4차선 도로인데 양방향 1차선씩은 터미널 이용객과 물품 운송 차량은 물론 택시 정차 등으로 인해 사실상 1개 차선씩만 제 기능을 하는 상황이다.

그 때문에 하루 2천100여 회에 달하는 대형 정기 버스들은 비좁은 도로와 6개의 횡단보도로 인해 가다 서기를 반복해야 하며 이로 인한 운전자들의 스트레스와 피로감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 노조 측의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로 횡단보도가 설치된다면 차량 소통에 더 큰 지장을 줄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한 사회적 비용 낭비라는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는 점을 노조 측은 지적하고 있다.

실제 횡단보도 추가 설치 민원이 제기된 지점은 북측(고속버스터미널)에 설치된 횡단보도로부터 198m, 남측(시외버스터미널 입구) 횡단보도로부터는 불과 94m 정도 떨어져 있다.

걸어서 가면 불과 3~4분 정도 소요되는 짧은 거리다. 특히 해당 지점은 고속버스 출입구와 인접해 있어 보행자 안전상 오히려 횡단보도 설치 장소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점도 노조 측은 지적했다.

전북자동차노동조합은 “횡단보도는 보행자 안전을 위해 설치되는 것이지만 규정에도 맞지 않고 또 민원이 제기된다는 이유만으로 지나치게 많이 설치한다면 이는 차량 소통에 큰 문제를 주고 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현재도 운전자들이 이 구간을 운행하면서 긴장과 스트레스,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어 이런 상황이 누적되면 그 피해가 운전자에게만 미치는 것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도로 관리 주체도 인식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해당 지점에 대해 횡단보도 설치 민원이 들어와 현재 경찰과 추가 여부를 논의할 계획으로 있다”며 “교통 소통과 주변 여건 등을 고려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다”고 말했다.



남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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