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인근 마을 주민들의 맑고 고운 시 ‘우리 집에 두고 간 봄’
섬진강 인근 마을 주민들의 맑고 고운 시 ‘우리 집에 두고 간 봄’
  • 이휘빈 기자
  • 승인 2020.02.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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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진강을 따라 세워진 마을에서 사는 이들의 시(詩)들이 모였다.

 ‘우리 집에 두고 간 봄(詩와에세이·1만원)’은 강따라글따라시모임의 회원들이 살아가는 일상을 쓴 시집이다.

 강따라글따라시모임은 ‘공후남, 김옥희, 김용택, 김인상, 김희순, 박양식, 박희숙, 신일섭, 유갑규, 이은수, 이정래, 최남순’이 참여했다. 이들은 임실군 덕치면 섬진강가 물우, 일중, 시촌, 장산, 암치, 구담마을에서 살고 있다. 이들은 머릿글에서 “오래전부터 이곳으로 귀농·귀촌한 사람들이 늘어났다. 여기 이 시집은 고향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과 귀농하고 귀촌한 사람들이 2017년 7월에 모임을 만들어 2019년 7월까지 쓴 글들을 모은 책이다”고 밝혔다.

 김용택 시인을 제외하고 이번 시집에 참여한 이들은 처음 시를 쓰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시는 마을의 풍경만을 담지 않았다. 이들은 먹고 살고 일하고 밥먹고 도내 다른 도시도 들르고 살면서 겪는 빈집의 꺼지는 불빛, 오수역의 조용함, 엄마들의 뒷모습 등을 어려운 단어를 섞지 않고 썼다.

 공후남 씨가 쓴 ‘시골살이’는 ‘아이들은 네모난 기계에 갇혀 조용하다 / 마당을 지나가는 시원한 바람도 / 마당에 피어 있는 꽃들에게 / 눈길 한번 안 준다’는 부분은 시골사는 가족의 모습을 명확하게 드러낸다.

 김용택 씨가 쓴 ‘그맘을 알아요’는 ‘쑥들이 돋아나지요/가만, 움직이지 말아요/ 그 손은 이리 주세요’라는 부분을 통해 돋아나는 쑥으로 전해지는 마음과 순간을 바로 전했다.

 박준 시인은 발문에서 “처음 만났지만 이상하게도 처음이 아닌 것 같은 그곳의 다정한 분들, 그리고 서울에서 종종 뵐 때마다 기뻤지만, 눈으로 눈을 보고 마음으로 마음을 읽은 것은 어쩌면 처음이었을 김용택 시인”라며 “지금도 문득 고개를 돌리면 그때의 반갑고 맑은 눈빛들이 나를 지켜보고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한편 강따라글따라 시모임은 지금도 회원들이 모여 함께 글을 쓰고 있다.

이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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