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판용 시인의 사진전, ‘동행 혹은 사랑’…지후갤러리 초청으로 23일까지
김판용 시인의 사진전, ‘동행 혹은 사랑’…지후갤러리 초청으로 23일까지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2.0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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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용 작 - 정지된 기다림
김판용 작 - 정지된 기다림

마음을 움직이는 사진으로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김판용 시인의 사진 초대전 ‘동행, 혹은 사랑’이 4일부터 23일까지 전주시 진북동에 위치한 지후갤러리(관장 이정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지난 2009년 계남정미소에서 열렸던 기획전 ‘시간의 향기, 학교’ 이후 11년만에 갖는 첫 개인전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글을 쓰고 있는 사진작가 겸 문화운동가인 그 답게 각 작품마다 작가의 인문학적 사유가 느껴지는 절실함이 그만이다.

 지후갤러리에 펼쳐 놓은 총 33점의 작품은 유아부터 노년까지 인생행로에 함께 하는 풍경을 포착한 것들로 아련한 향수와 따뜻한 인간애가 느껴지는 장면들이다. 각각의 사진은 독자적인 이야기를 품고 있으면서, 또 하나가 돼 대하드라마처럼 이어지는 옴니버스 구성으로 눈길을 끈다.

“카메라는 물리적 기계이지만 여기에 작가의 심장이 장착돼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그의 사진은 감성과 온기가 그윽하다. 그래서 그를 일컬어 카메라로 시를 쓰는 사람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듯 하다.

 그는 1990년대 초 필름카메라인 니콘 FM2로 사진에 입문했다. 누구에게 사진을 배운 적도, 또 기성 사진계를 기웃거리지도 않은채 오로지 자신만의 사진 철학을 구축해온 것이다.

 그가 추구하는 바람을 새기는 ‘풍인(風印)’이라는 사진 컨셉은 풍경이자, 풍조, 풍류 등 일상의 모든 것들을 대한다. 그래서 그의 사진 폭은 매우 넓다.

김판용 작가.

 김 시인은 “지후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제안했을 때 어떤 주제로 갈지 망설였다”면서 “어려운 시기에 함께 살아가는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렇게 남겨진 사진에는 깊은 사유와 온기가 넘친다. 벚꽃 흐드러진 서도역 플랫폼을 걷는 청춘인 ‘봄날, 칸타타’, 새벽안개 자욱한 성흥산성 산책하는 ‘개벽의 산상’, 유채꽃 환하게 핀 길 위를 지나는 힐체어 부부의 ‘아름다운 소풍’ 등 아주 작고 소박하며 때론 하찮게 여겨졌던 주변의 사물과 사람이 새 희망으로 태어난다.

 그는 오는 9월 베트남 주재 한국문화원 초청 사진전을 준비하고 있다. 베트남 현지를 찍는 작가와 함께 ‘한국-베트남의 풍물전’으로 양국의 우호를 증진하는 기회를 갖게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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