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시 폐렴 사태를 보며 글로벌 시민을 생각한다
우한시 폐렴 사태를 보며 글로벌 시민을 생각한다
  • 천호성 전북미래교육연구소장/전주교대 교수
  • 승인 2020.02.02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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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이미 확진자가 1만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300여명에 이른다.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몇몇 국가에서는 특별 전세기를 띄워 자국의 국민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고 있다. 경제의 바로미터인 세계의 주식시장도 흔들리고 있다. 아직 기세가 꺾이지 않은 이번 바이러스 사태는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전 세계의 문제로 연결된다. 따라서 대응 또한 전 지구적으로 강력하고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는 이런 사태가 발생할 때 비로소 지구촌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온전히 실감하게 된다.

 이번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우리나라에도 적지 않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2월 1일 현재 이미 확진자가 12명으로 증가하였고 사회적인 불안 심리가 급속하게 확장되고 있으며, 마스크 등 바이러스 대응 물품 등은 판매량의 폭증과 함께 가격도 폭등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이를 정쟁에 이용하고 있는 정치권의 모습과 확인되지 않은 동영상이나 관련 없는 자료를 이번 사태와 연결지어 기사로 내보낸 일부 언론의 모습은 우리를 더욱 짜증스럽게 만든다. 지금이야말로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정치권에서는 정쟁을 멈추고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하며 언론은 가짜뉴스와 유언비어 차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갑작스럽게 닥쳐온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온 국민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이번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보면서 필자는 다음 3가지를 생각한다.

 첫째, 바이러스의 전염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신속하면서도 냉정한 대응이 필요하다. 요컨대 정부와 보건 당국은 이번 사태와 관련된 정보를 국민에게 정확하고 신속하게 알려주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국민은 정부의 정책과 대응에 맞춰 성숙하게 행동하며 감정적인 대응이 아니라 이성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예상하지 못한 문제들은 언제든지 생기기 마련이다. 진짜 문제해결능력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다. 아직 해결방안이 없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를 퇴치하기 위해서는 정보의 공유를 바탕으로 신속하고 냉정한 대응이 필요하다.

 둘째,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이번 사태를 맞으면서 우리는 지난 메르스로부터 얻는 교훈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지난 메르스 사태 때에는 병원 내 감염 등 처음에는 혼란의 시기도 있었지만, 시민들의 자발적인 협력으로 4개월 만에 전염을 종식 시킬 수 있었다. 위험지역으로의 여행을 자제하고, 마스크 착용이나 손씻기 등 철저한 개인위생을 통한 행동의 실천이 필요하다. 한편 발병 의심자는 자발적인 신고를 통해 스스로의 안전과 생명을 지킬 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전염과 확산이 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셋째, 합리적인 사고를 통해 행동하는 글로벌 시민(Global Citizen)으로서 삶의 의미를 생각한다. 즉 현대사회에서 글로벌 시민으로서의 역할이다. 교육의 중요한 목표 중의 하나가 인간을 사회적 존재로 보고 사회 속에서 함께 잘 어울리며 살아갈 수 있는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것이다. 교육을 통해 개인의 내면적인 성장과 성찰뿐만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지혜도 동시에 키워줘야 한다. 생존과 본능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으면서도 인간사회가 다른 동물들과 다른 점은 바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등 공생의 삶을 가능하게 하는 고등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 아니던가?

 미래학자들에 의하면 앞으로는 국경이 의미 없는 시대가 될 것으로 예측한다. 국가와 국가, 또 지역과 지역은 더욱 빠르게 연결되어 네트워크화된 초연결사회가 될 것이며, 모든 분야에서 경계가 없어지고 융합과 통합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지구 온난화와 기후문제를 비롯하여 에너지, 환경, 자원, 식량, 핵 등의 문제는 세계가 공동으로 해결해야만 하는 심각한 문제가 되었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우리는 이제 세계의 어느 지역에서 어떤 문제가 생기든지 그것이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알고 지구촌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천호성<전주교육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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