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립여성중고등학교 중3 신옥순 학생 “입학했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졸업식”
도립여성중고등학교 중3 신옥순 학생 “입학했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졸업식”
  • 이휘빈 기자
  • 승인 2020.02.02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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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중학교 3학년을 졸업한 신옥순(67) 학생은 “3년 전 입학했을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졸업식이다”라며 환히 웃었다.

 어릴 적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동생들을 뒷바라지하던 신씨는 60세에 보육원 영양사로 은퇴했다. 어느날 텔레비전에서 본 도립여성중고등학교 홍보 문구를 보고 용기를 내 64세에 학교에 입학했다. 자녀들과 가족들에게는 입학하고 일주일 후에 알렸던 신씨는 가족들의 격려와 응원을 받으면서 학교를 신나게 다녔다. 신씨는“학교에 다니면서 재미있게 배우고 자존감도 높아지고 행복을 찾았다”고 밝혔다.

 수학을 잘했던 신씨는 중학교 수학에 어려움도 느끼고 영단어도 어려웠지만 공부하는 재미에 여념이 없다고 밝혔다. 특히 방과후 수업에서 음악을 통해 오카리나와 합창을 배우고, 반에 동갑내기 친구들도 생겨서 학교다니기 즐거웠다는 것.

 “효자동에서 학교까지 40분에서 1시간 가량 버스를 환승해 등교하면서 영어 단어를 무릎에 쓰기도 하고, 중학교 손녀에게 영어를 배우고 역사 과목을 손녀에게 가르치기도 하면서 공부를 익혔다”는 신씨는 특히 역사 과목이 즐거웠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드라마를 보더라도 제대로 몰랐는데 지금은 드라마를 보면 역사시간에 배운 그 배경을 아니까 너무 재미있어요”

 졸업 후에 고등학교과정까지 마치고 나면 신씨는 교회를 다니면서 알게된 소외된 사람들, 한글 모르는 어르신들, 다문화 가정 등을 돕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저희 집이 하숙집이라고 불릴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와요. 소외된 사람들의 말을 들어 주고 상담도 해드리고 싶고, 외롭고 힘든 사람들에게 많이 듣는 시간을 가지고 싶어요”

 언제나 세상에 감사하고 좋은 면을 먼저 먼저 보려 한다는 신씨는 “오늘 졸업식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인 만큼 고등학교도 열심히 신나게 다니겠다”며 미소지었다.

이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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