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 극작가의 희곡 ‘여자, 마흔’ 지식공동체 지지배배 첫 책으로 출간
최정 극작가의 희곡 ‘여자, 마흔’ 지식공동체 지지배배 첫 책으로 출간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1.29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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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정 극작가가 쓴 희곡 ‘여자, 마흔(수필과비평사·8,000원)’이 ‘지식공동체 지지배배’의 첫 책으로 출간됐다.

 이번 희곡집의 출간은 최정 극작가에는 무대가 아닌 지면에 실어 세상에 내놓은 첫 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상당하다. 그리고 이제 막 시작된 ‘여성의 말하기’가 기록으로 남겨졌다는 점에서,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크게 주목된다.

‘지식공동체 지지배배’는 시, 소설, 희곡, 만화, 영화 등 각기 관심 분야가 다른 여성문학 연구자들이 모여 문학의 쓸모 있음을 열심히 실천하고 있는 독립 연구 집단이다. 올해는 ‘지식공동체 지지배배 총서’의 발간을 시작했다. 삶에서 누락되거나 문자화, 역사화 되지 못한 여성들의 희미한 목소리들을 바깥 세상으로 발산시키기 위한 시도인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연구 집단의 일원인 유인실 시인은 “이번에 ‘지식공동체 지지배배 총서’ 첫 번째로 발간하는 최정 극작가의 희곡 ‘여자, 마흔’의 출간의 의미는 자못 크다”면서 “우리 모두는 이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이 시대의 살아가야 하는 여성으로서의 삶을 고스란히 온몸으로 감당하면서 치열하게 일상을 건너는 한 여자의 생존보고서이자 고군분투기, ‘여자, 마흔’은 바로 이 땅의 여성들이자, 우리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고 축하했다.

 그의 말마따나 ‘여자, 마흔’은 최정 극작가에게도 큰 변곡점이 된 작품이다. “스스로 부족함을 알았기에 망설이고 주저”했던 지난 시간을 벗어 던져 버리고, 현재 있는 그대로의 목소리를 담은 용기의 산물이기에 그렇다.

 지난 2002년 극작가로 데뷔해 꾸준히 작품을 쓰고 올렸지만, 주로 어둡고 묵직한 이야기들이었다. 그런 그에게 일상의 단면들을 자연스럽게 쓰는 작업은 쉽지 않았다. 광장의 한복판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 일상과 삶의 과정들을 기록하고 함께 나누는 것에 대한 중요함을 배우지 못했다면 말이다.  

 실제, 배우 이혜지 씨가 연출하고 연기한 동명의 모노드라마는 2018년 초연과 지난해 앵콜 공연에서 관객으로부터 매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냈다. 딸로 입사해서 어느샌가 엄마가 된, 무대 위의 한 여자의 모습은 어쩌다 준비 없이 부모가 된 객석의 존재들이 겪는 성장통을 그대로 담아냈다는 점에서 큰 공감을 샀다.

 최정 극작가는 “망설이고 주저하는 것이 특기인 내게 이런 변화와 용기의 바람을 불어넣어 준 것은 ‘여자, 마흔’의 공연 과정과 ‘지식공동체 지지배배’ 멤버들로부터 받은 귀한 배움과 격려 덕분이다”면서 “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나는 내 삶, 나의 일상으로부터 시작되는 여성 서사의 의미와 그 가치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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