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 만들기에 적합한 부안군, 부안청자박물관의 국화추규유로문매병·국화문표주박모양주자
청자 만들기에 적합한 부안군, 부안청자박물관의 국화추규유로문매병·국화문표주박모양주자
  • 이휘빈 기자
  • 승인 2020.01.27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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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유물을 찾아서 4.
부안청자박물관 전경
부안청자박물관 전경

 부안은 청자를 만들기에 천혜의 조건을 갖춘 고장이다. 고려시대 청자를 만들던 곳은 대부분 바다가 인접해 있고 질 좋은 목재들이 충만한 곳이었다. ‘고려사’와 이규보의 ‘남행월일기’에는 부안 변산에 재목창이 존재했다고 기록돼 있다. 당시 변산의 소나무는 국가가 관리할정도로 수목창이었다. 또한 개경으로 청자를 배송하기 위한 항구가 필수적이었다. 부안청자박물관은 12세기 후반에서 13세기까지 부안서 약 150년정도 청자를 만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이 시기에는 도자기의 표면을 조각칼로 문양을 넣고 백토(白土)와 자토(赭土)를 넣어 유약을 넣고 구은 ‘상감기법’이 화려하게 꽃피운 시기이다.

국화모란유로무늬매병
국화모란유로무늬매병

 부안청자박물관이 보관하고 있는 ‘국화추규유로문매병’은 2017년 김완식 선생으로부터 무상으로 기증받은 작품이다. 매병(梅甁)은 허리가 가늘고 길며 위에 조그마한 주둥이가 달린 병을 말하며 주로 술병으로 사용됐다. 몸체 4면에는 각각 꽃무늬 창문을 커다랗게 흑백상감 하고, 집안에서 꽃무늬 창밖으로 보이는 사계절의 풍경을 서정적으로 새겨 넣었다. 화창한 봄날에는 버드나무가 흐드러진 물가에서 노니는 한 마리 물새가 보인다. 여름에는 활짝 핀 접시꽃, 가을에는 소담스럽게 올망졸망 피어난 소국, 겨울에는 고개가 꺾어진 갈대숲 사이의 물가를 헤엄치는 물새 한 마리의 모습이 예술적으로 담겨있다.

 

국화문표주박모양주자
국화문표주박모양주자

 또한 박물관에서 ‘국화문표주박모양주자’ 만날 수 있다. 표주박모양을 한 청자 주자로 몸체에 온통 크고 작은 국화무늬를 화려하게 상감하였다. 청자 주자의 용도는 술이나 음료를 담거나 끓인 찻물을 담아내는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적인 비례가 아름다우며 맑은 청색에 국화가 흑백상감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수작이다. 왕실과 고려의 중앙정부와 같이 권위 있는 곳에서 연회를 베풀 때 사용된 최고급의 품격 높은 주자이다.

 고려 왕실을 화려하게 수놓은 청자는 세월과 시대 속에서 묻혔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의 어둠속에서 다시 후손들의 손에 닿아 부안에서도 예전처럼 빛나고 있다.

이휘빈 기자

 

 부안청자박물관

 부안청자박물관은 부안군 보안면 유천리 사적 제69호 유천리 도요지, 제70호 진서리 도요지에 인접해 있다. 도자유물을 주제로 한 제1종 전문박물관으로 2011년 4월 7일에 개관하였으며, 주요시설로는 전시동, 체험동, 야외 사적공원 및 가마 보호각 2동, 도예창작스튜디오 등으로 구성됐다.

 소장품은 고려상감청자 등의 중요유물 200여 점과 학술연구자료로 발굴 출토된 유물 10여 톤이 있다. 또한 청자역사실·청자명품실 등 5개의 전시실과 도자기만들기 체험공간, 고려청자를 주제로 한 입체애니메이션을 상영하는 4D 특수영상실이 있어 전시관람과 놀이, 체험, 영상을 통해 고려청자를 이해할 수 있는 복합공간이다.

 박물관에서는 개관일에 도자기 체험프로그램을 4회 운영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 1월 1일, 추석 당일은 휴관이다. 전시 관람 및 체험프로그램은 전화(063-580-3964)를 통해 문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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